한은, 2월 기준금리 동결할 듯… ‘3~4월 인하’ 전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월 14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br>

국내 경기둔화와 일본, 유럽 등 주요국 양적완화(QE)로 한국은행 통화정책도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특히 지난해 12월 7년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긴축정책으로 선회했던 미국이 세계 경기둔화를 고려해 추가 금리인상에 신중한 입장으로 바뀌자, 한은이 연내 금리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점차 힘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오는 16일 예정된 한은 2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이 주목받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한은이 당장 2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낮지만 3~4월에는 추가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14일 머니투데이가 국내 14개 투자기관, 연구소에 2월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전망을 문의한 결과 응답기관 모두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특히 응답기관 중 12곳은 3~4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인하를 고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한은 통화정책이 신중함을 중시했다는 측면에서 2월 금통위에서는 당장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한은이 지난해 6월 이후 금리인하 신호를 보낸 적이 없었고,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엔화는 강세로 가는 등 외환시장이 불안한 상태여서 2월 금통위에서 곧바로 금리를 내리는 것은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 팀장은 이어 “다만 올해 초부터 국내 경제지표가 좋지 않고, 미국 추가 금리인상 속도가 더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 측면을 고려하면 3~4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를 한 뒤 3분기 이후 추가로 한 번 더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한은이 1월 금통위에서도 금융안정을 중시하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스탠스를 보였는데 2월에 곧바로 금리를 내릴 경우 ‘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안좋다’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며 “2월 금통위에서 완화적 신호를 보낸 뒤 국내외 경제상황을 고려해 3월에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대출심사 강화로 올해 가계대출이 지난해보다 많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한은이 저금리에 따른 금융안정 측면보다 물가와 성장률 측면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월보다는 3월에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앞서 연내 동결을 예상했던 기관들도 올해 한은이 1~2회 추가 금리인하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당초 내부적으로 연내 동결을 예상했지만 최근 국내 성장세 둔화와 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도입, 미국 추가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올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선웅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이후 꾸준히 금리를 더 올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추가 인상에 신중한 모습으로 바뀌었고,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경기도 꺾이면서 가계부채 급증 우려도 줄었다”며 “당초 연내 동결에서 상반기 추가 금리인하로 내부 전망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성장세 관건인 내수 부진이 지표로 확인될 경우 한은이 3~4월경 추가 금리인하를 고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한은이 3~4월에 1.25%로 금리를 내리면 ‘1% 기준금리’ 기대감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명실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 펀드 선물금리도 3월 인상이 어렵다는 분위기로 가고 있고 옐런 의장의 ‘마이너스 금리 검토’ 발언 이후 인하 확률도 등장했다”며 “국채 3년물 금리가 이미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는 것은 적어도 금리가 1%까지는 내려갈 것이란 베팅도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