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月수출, 작년동기比 27.1%↓…감소세 14개월째 이어지나?

경기도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 사진=뉴스1

2월 수출이 부진한 출발을 보이며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출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저유가 흐름에, 대북(對北) 갈등 등 대외 불안요소가 겹치며 회복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14일 관세청의 수출입 통관실적 집계에 따르면 이번 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87억5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1%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35.1% 감소한 90억8200만달러를 기록했다.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2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유가 하락의 폭이 커진데 더해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때문으로 보인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2월 평균 배럴당 55.7달러를 기록한데 반해, 이번 달 들어서는 줄곧 30달러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석유공사의 지난 12일 기준에 따르면 26.86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설 연휴가 2월 중순 이후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2월 초순이 설 연휴인 부분도 수출 감소폭을 확대시켰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조업일수가 2일 감소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2월 기준 하루 평균 수출액은 21억8000만달러였다.


2월 전체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지난해 1월부터 14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게 된다. 이는 1970년 월간 수출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이다.

앞서는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 13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출을 기록한 예가 있다. 당시 세계 정보통신(IT) 경기가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으며,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등에서 큰 폭의 수출 감소가 발생했다.

'첫 14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라는 우려의 현실화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우선 저유가 흐름이 심상찮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 등의 요인으로 저유가 흐름이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투자금융회사인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표한 유가 전망을 통해 올해 4분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평균 29달러로 전망했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역시 "산유국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한 원유 증산 등이 악순환으로 이어져 저유가 흐름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라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논의를 공식화 하며, 중국과 갈등을 보이고 있는 부분도 잠재적 불안 요소다. 중국은 수출 비중의 26%, 수입 비중의 20.7%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한·미 정부의 사드 배치 논의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중국이 무역보복에 나설 경우 수출 개선은 요원할 전망이다. 앞서 중국은 2000년 '마늘파동'에 대응해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인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하의 전면적 무역보복이 어려운 만큼, 검역 및 검수 등 비관세 장벽을 이용한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지난해 말 어렵사리 발효시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는 무위로 돌아가게 된다.

또 다른 대북 제재인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인해 입주 업체들의 피해가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에는 지난해와 달리 설 연휴가 빨라서 직접적인 수출 실적 자체의 비교가 어렵고, 월 말까지 지켜봐야 정확한 실적을 알 수 있다"며 "대내외 여러 불안 요소가 있는 만큼, 수출 회복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