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성공단 피해기업 거래관계 유지해달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 오른쪽 첫번째)이 14일 서울 태평로 뉴국제호텔에서 경제단체장들과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개성공단 근로자의 생계지원 대책도 추진한다. 특히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시급한 경영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거래관계 유지 등 재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부는 14일 오후 서울 태평로 뉴국제호텔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주재로 경제6단체장들과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열고 입주기업의 생활안정자금 등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 등 주요 부처 장관이 참석했다.


유 부총리는 모두발언을 통해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대체생산 지원방안 등 업계 수요를 고려한 지원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개성공단 입주기업 근로자를 위해 고용유지 지원금, 생활안정자금 융자지원 등 다각적인 생계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전면 중단 이후 구성된 정부합동대책반은 지난 12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위한 지원대책을 내놓은 상황이다. 지원대책에는 기존 대출이나 보증에 대한 상환 유예,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국세·지방세 납기 연장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중소기업청을 중심으로 기업전담지원팀을 구성해 개성공단 입주기업 별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있다. 지난 12일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1차 방문에서 입주기업들은 설비·원자재 손실과 납품 지연 등 판매 애로, 저임금·고숙련 생산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재계에 '상부상조'를 요청했다.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 부총리는 "거래업체들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해 납품 기한 연장, 대금 지급기한 등을 연장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경영 정상화를 하는 동안 거래업체들은 가급적 거래처를 유지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재계도 정부의 요청에 화답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경제단체들은 "정부의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노력에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회원기업에 대해 배상청구(클레임) 최소화, 결제대금 조기 현금 지급 등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재계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대체생산지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았다. 유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단체장들과)개성공단 대체단지를 빨리 마련해보자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사진 오른쪽 첫번째)을 비롯한 경제단체장들이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을 위한 민관합동간담회에 참석해 정부의 입장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정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와 개성공단 전면 중단 등으로 불거진 북한 리스크와 관련 "직접적인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최근 주요국 증시 하락,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나, 이는 중국 경기둔화 우려, 유가하락, 유럽 은행 부실 우려 등 글로벌 요인에 주로 기인한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초 이후 세계경제 둔화, 국제금융시장 불안 확산 등으로 우리 경제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으나 대외 및 재정 건전성 등을 감안할 때 다른 국가에 비해 양호한 기초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다만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대응해 나가고 있다"며 "관계부처 합동점검반을 통해 국내외 금융·외환·실물 동향을 24시간 점검하고, 이상 징후 발생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장안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