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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천국처럼, ‘산위의 마을’의 반소비 오프 운동

[웰빙에세이] 내 마음의 공동체-1 / 작은 나를 넘어 여럿이 함께 가기

김영권의웰빙에세이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 소장 |입력 : 2016.02.22 07:37|조회 : 5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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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천국처럼, ‘산위의 마을’의 반소비 오프 운동
산 위의 신부님. 박기호 신부다. 소백산 자락 높은 곳에 마을을 만들고 사니 산 위의 신부님이 맞다. 마을 이름도 '산위의 마을'이다. 이 분이 쓰신 '산 위의 신부님'을 읽는다.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2500원에 구했는데 속지에 친필 사인이 있다.

지상에서 천국처럼!
2012. 7. 15

산위의 마을은 자연과 어울려 생태 농업을 하는 무소유 신앙공동체다. 박 신부는 1998년부터 준비해 2004년 마을을 만들고 2006년 입촌했다. 입촌할 때는 서울에서 단양까지 한발 한발 걸어서 갔다. '걸어서 천국까지' 길 위의 피정을 한 셈이다. 내 이웃 중에도 비슷한 분이 있다. 화천 토고미마을에 터를 잡고 서울에서 먼 길을 걸어와 손수 집을 짓는다. 나는 이 분에게서 박 신부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박 신부에게 산위의 마을은 무분별한 소비와 소유로부터 탈출하려는 '노아의 방주'다. 지상에서 천국처럼 살기 위한 영혼의 보금자리다. 그는 "우리의 영혼은 소비문화의 악령에 사로잡혀 묘지 주변을 헤매고 있다"고 한다. "소비문화가 우리의 삶을 가장 완전하게 지배하고 조종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자신들의 손으로 만든 기술문명의 아바타로 살아가는 듯하다"고 한다. 공감!

산위의 마을은 돈이 아예 필요 없는 생활 시스템을 만들어 소유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세상을 꿈꾼다. 그래서 하는 反소비 운동 중의 하나가 '오프(off) 운동'이다. 예컨대 '쇼핑 오프'는 쇼핑을 안 하고 사는 것이다. 이런 오프가 여럿이다. TV 오프, 액세서리 오프, 메이크업 오프, 신용카드 오프, 승용차 오프, 휴대폰 오프…….

"'오프 운동'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집에서 텔레비전을 없애버리는 100퍼센트 오프의 멤버도 있고, 다섯 개의 신용카드를 하나로 줄이거나 아예 안 쓰거나,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소형차로 바꾸는 사람도 있다. 자유로운 동조다. 하지만 최소 한두 가지는 실천하는 것이 예수살이 운동의 기본 조건이다. 가장 잘되는 운동은 텔레비전과 쇼핑 오프이고, 가장 안 되는 것이 휴대폰 오프이다."

나는 어떤가? 나에게도 많은 '오프'가 필요하다. 나 또한 만족을 모르고 끝없이 더더더를 외치는 욕망의 화신 아니던가. 밤낮 없이 사고 쟁이고 버리는 소비중독자 아니던가.

박 신부는 박 노해 시인의 형이다. 둘을 본 적은 없지만 형제는 닮았다. 둘 다 뜨거운 가슴으로 세상을 품고 세상을 바꾸려 한다. 둘 다 혁명가다. 운동가다. 형은 영성으로, 동생은 감성으로 말하지만 결코 말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고 맞선다. 부딪치고 부순다. 실행하고 실현한다. 머리와 몸과 발이 따로 놀지 않는다. 형은 '작은 것'을, 동생은 '큰 것'을 외치지만 절대 혼자 가지 않는다. 여럿이 함께 간다.

작은 나를 넘어 여럿이 함께 가는 것, 그것이 공동체다. 형제는 이런 공동체에 헌신한다. 우리를 통해 더 큰 것을 이루고 더 큰 나를 만나는 일에 자신을 던진다. 형제는 공동체주의자다.

나는 어떤가? 나는 아니다. 형제와 반대다. 나는 혼자 한다. 혼자 간다. 혼자 논다. 혼자 누린다. 내 마음에는 공동체가 없다. 나는 여럿을 힘들어 한다. 함께 하는 걸 어려워한다. 좀처럼 뜻을 합치지 않는다. 힘을 보태지 않는다. 어려움을 나누지 않는다. 결실을 공유하지 않는다. 나는 나만 챙기는 개인주의자다. 나만 위하는 이기주의자다. 내 편만 우기는 분리주의자다. 나는 당신과 내가 다르지 않고, 우리가 모두가 하나라는 진실을 모른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2월 21일 (07:37)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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