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스클럽, 신세계·롯데가 외면한 이유

"공짜라면 모를까 인수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랜드가 킴스클럽 매각 예비입찰에서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 3곳을 비공개로 선정한 가운데 참여설(說)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신세계와 롯데가 불참 사실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예상되는 가격 조건을 비롯해 장점이 거의 없고, 가뜩이나 어려운 대형마트 사업 환경에서 시너지 효과가 크게 제한적인 킴스클럽을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킴스클럽 입찰에 신세계와 롯데가 계속 언급되는 것은 1~2조원 규모의 '메가딜'에 '유통 공룡'이 참여했을 것이라는 추측과 서울시의 대형마트 출점 전 지역상생 협의 강화 조치에 부담이 커진 신규 출점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관측 등이 작용했다.

킴스클럽은 이랜드리테일의 식품 전문 대형 할인점으로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NC백화점,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동아백화점 등 37개 점포에 입점해 있다. 이랜드는 당초 1조원 가치로 추정되는 킴스클럽 37개 매장의 영업권만 매각 대상으로 내놓았다가 롯데와 신세계 등이 불참하며 흥행이 저조하자 뉴코아 강남점도 매각 대상에 포함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 인접한 뉴코아 강남점은 부동산 가치만 5000억원에 달하며 임대 수입을 포함해 1조원 가치로 추정된다.

신세계와 롯데는 뉴코아 강남점이 포함됐다고 해도 장점은 찾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신세계는 뉴코아 강남점 인근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서울 최대 면적의 백화점으로 증축해 오픈하기 때문에 상권이 중복된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또 킴스클럽 역시 대체로 상권이 중복돼 있고, 영업권만 받아 특정 상품만 취급해야 하는 조건 등을 본질적인 한계로 지적했다. 영업권 조차 한시적일 가능성이 있어 인수 후 투자를 진행한 뒤 투자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꼽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모두 이익을 낼 수 없는 영업 환경에서 상권이 겹치면 적자가 날텐데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인수해 운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롯데 역시 신세계와 대체로 같은 이유에서 인수에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인수 시 킴스클럽을 롯데마트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입점 상인들과 조정을 하려면 상가임대차보호법(임대기간 5년) 등으로 인해 장기적인 비용이 드는 점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했다.

두 업체는 인수 참여설이 가라앉지 않는데 대해 이랜드가 인수 후보사들을 밝히면 해소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랜드는 상호비밀유지 조항을 들어 후보사 명단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현장 실사를 거쳐 3월 중 최종인수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매각을 위해 킴스클럽 37개 매장의 가치를 충분히 설명했고, 10여 곳이 참여해 3곳 쇼트 리스트를 선정했다"며 "대부분 이해와 공감을 했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건 변경을 통해 3곳 후보 외에 다른 업체가 인수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