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창업에 빚만 3억…보쌈 배달로 2년만에 해결"

/사진=민동훈 기자

"처음엔 다 빚이었지요. 그래도 내가 가진 거 전부를 걸고 도전할 수 있었던 건 원할머니보쌈·족발 본사인 '원앤원'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6년째 원할머니보쌈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재선(55·사진) 점주는 잘못된 판단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창업 초기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중소 식품회사에 다니다 퇴직하고 안성에서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던 장 점주가 원할머니보쌈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 당시 운영하던 빵집은 본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제대로 된 지원이나 관리를 받기 어려워 영업난에 시달렸다.

빵집에 대한 미련을 접고 서울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던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야식으로 즐겨먹던 보쌈이었다. 다양한 보쌈 프랜차이즈 매장을 직접 돌아보고 자신의 입맛에 가장 잘 맞았던 원할머니보쌈 창업을 결심했다.

그가 창업지로 선택한 곳은 당시 새롭게 개발된 강서구 마곡지구였다. 은행대출 2억6000만원을 받아 길목 좋은 곳에 150㎡규모의 마곡점을 오픈했다. 신축 건물이라 권리금은 없었지만 임대료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배후에 아파트 5600 가구가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장 점주는 "빵집을 해본 감으로 대충 따져보니 이 정도 규모 단지면 임대료가 다소 높더라도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며 "보쌈 사업이 워낙 수익성도 좋고 매장도 커서 내방객 매출도 기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경쟁적으로 식당이 생겨났는데 매출은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장 점주는 "당시 월 매출 4000만원을 찍었는데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제외하면 매달 적자였다"며 "새벽부터 밤까지 성실하게 일했는데 돌아오는 건 빚뿐이라는 게 절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사업 포기라는 단어가 뇌리에 스칠 무렵 장 점주는 원할머니보쌈 가맹본부인 '원앤원'의 경영 솔루션을 받았다. 본사 슈퍼바이저가 매일 찾아와 장 점주와 머리를 맞대고 회생 방법을 고민했다. 일단 마곡점은 폐점키로 했다. 새롭게 문을 열만 한 곳을 찾아 강서구 일대도 수없이 돌아다녔다. 어차피 자본금은 많지 않았던 상황. 일단 임대료가 저렴한 곳이 우선순위였다.

그렇게 찾아낸 곳이 현재 화곡역점 자리다. 5호선 화곡역과 우장산역 중간지점에 위치해 역세권이라 하기에는 애매한 곳이다. 근처에 시장이 있지만 도보로 움직이기엔 거리가 멀었다. 매장 크기가 작고 임대료가 기존 매장의 5분의 1수준으로 저렴했지만 위치가 식당을 열기엔 썩 마땅치 않은 곳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본사 슈퍼바이저와 장 점주는 배달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당시 새롭게 뜨고 있던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같은 배달앱에 주목했다. 전단보다 고객유입확률이 높은 모바일앱은 배달형 매장에 딱 맞춤형 솔루션이었다.

배달용 오토바이도 4대를 샀다. 배달 대행업체와도 계약했다. 매장운영은 최소화하는 대신 배달에 집중하기로 했다. 강서구 화곡동, 신월동 일대를 배달권역으로 설정했다.

가맹본부 가맹점 지원정책도 장 점주에겐 도움이 됐다. 원앤원은 가맹계약에 따른 홍보비 분담을 제외한 전단지 제작, 증정·할인행사 등 프로모션 비용을 가맹본부가 전액 부담한다. 배달앱 계약도 본사차원에서 진행해 가맹점주가 별도 비용 부담 없이 배달앱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장 점주의 배달형 매장은 성공가도를 달렸다. 마곡점 운영 당시 7대3이었던 매장과 배달 매출비중이 2대 8에 역전됐다. 하루 40건 주문이면 원할머니보쌈 가맹점 가운데서도 성공한 매장으로 꼽히지만 화곡역점은 하루 평균 100건이 넘었다. 월 매출도 기존매장의 2배가 넘었다. 3억원이 넘던 빚도 2년 만에 다 갚았다.

장 점주는 "절망스럽던 시절을 겪고도 재기할 수 있었던 건 가맹점주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가맹본부 '원앤원'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가맹점주의 성공을 간절히 원하는 진정성을 갖춘 원앤원이야말로 장수 프랜차이즈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 모범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