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O2O '여기어때' 입사에 필요한 '이것'

지난해 연말 개최한 송년회 모습. 복고를 컨셉으로 한 코스튬플레이도 열렸다. /사진제공=위드이노베이션

숙박 애플리케이션 '여기어때'를 서비스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은 2년차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10년 벤처기업의 체계와 관록도 겸하고 있다. 바로 다양한 IT서비스를 해온 위드웹이 모기업이기 때문이다.


‘여기어때’는 현재 제휴점 3700개(2016년 3월 기준), 월간방문자 110만명으로 숙박O2O시장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8개월전 회사내 각 부문을 숙박 O2O사업으로 통합한 이후 직원 수도 꾸준히 늘어 현재 150여명에 이른다. 최근엔 타임커머스인 ‘호텔타임’까지 출시하는 등 호텔과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재경 인사채용팀장은 “벤처기업의 체계와 스타트업의 열정이 혼재해 있는 기업문화가 독특하다. 특이한 전형으로 면접설문서가 있다. 지원자의 가치관을 통해 우리 회사와의 핏을 맞춰보는 단계인 만큼 공들여 작성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내 위치한 회사 입구. 사진제공=위드이노베이션

◇ 이재경 위드이노베이션 인사팀 차장 Q&A

-채용 인원과 직무를 소개해달라. 직무별 경쟁률은?

▶매월 입사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OT(오리엔테이션)를 하는데 한 기수 인원이 평균 10명이다. 실무에 당장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경력직 위주로 채용중이다. 채용직무는 개발, 서비스운영, 서비스기획, 영업 등이며 직군마다 경쟁률은 차이가 있다. 개발직군에 비해 채용인원이 적은 영업직군이나 지원직군은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최근 영업직군의 경우 90대 1정도, 1명 뽑는 경영지원직군은 1500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채용은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하고 있나.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들에게 면접설문서를 발송한다. 3~5일안에 작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면접설문서에는 주로 지원자의 가치관이나 성격이 드러날 만한 질문이 주어진다. 이를 통과하면 1차 전문성면접, 2차 인성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개발직, 서비스기획직군에 한해 코딩 또는 사전 질문서를 통한 실기테스트도 진행한다.

-서류전형시 가장 눈여겨 보는 것은?

▶직무에 맞는 스킬을 갖고 있는지, 즉 전문성을 우선적으로 본다. 스펙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저 역시 대기업 출신이라 스펙이라는 기준이 없으면 필터링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런 채용방식이 이해가 안됐다. 하지만 지금은 선입견이 많이 깨졌다. 스펙이 대단한 분들도 우리 회사에 안 맞거나 적응을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면접설문서에서 가장 비중 있게 보는 것은?

▶우리 기업문화와 맞는 가치관을 갖고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본다. 스타트업 업무환경이 치열하다 보니 열정적이고 도전의식이 강한 사람을 선호한다. 실제로 요즘 지원자들은 뚜렷한 자신의 꿈을 갖고 있고 표현도 한다. 꿈이 있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진심이 있는 지원자들은 면접설명서만 봐도 알 수 있다.

-위드이노베이션의 인재상과 대표의 기업철학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꿈이 없이 일하는 사람은 우리 회사와 맞지 않다. 대표의 기업철학 역시 꿈을 가진 사람이 와서 이곳에서 꿈을 실현하게 되기를 원한다.

-면접 전형이 진행되는 방식은?

▶1차 전문성면접은 각 부문의 팀장과 최선임자들이 면접관으로 철저히 전문성위주의 면접을 진행한다. 2차 인성면접은 인사팀 또는 실무팀원(함께 일할 선임) 1명이 면접관이다. 팀장급 채용의 경우 2차 임원면접을 진행한다. 면접 분위기는 부드러운 편이다. 면접관이 지원자에게 농담도 하고 우리 회사가 어떤 색깔을 갖고 있는지 이야기해주는 편이다.

액자로 제작된 직원들의 비전선언문./사진제공=위드이노베이션

-인상깊은 지원자나 자소서 사례가 있었다면 소개해달라.

▶부모님이 운영하는 모텔에서 카운터를 담당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여기어때’ 효과를 많이 봤다는 지원자가 있었다. 당시 채용계획도 없었던 홍보담당자가 되겠다며 찾아와 현재 SNS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또 다른 경우는 26세의 제주도민 지원자인데 제주도에서도 ‘여기어때’ 영업을 해보겠다고 제안했고 그로 인해 제주지역 영업이 시작됐다.

-대졸 신입사원 초임 연봉 및 사내 교육시스템은?

▶개발직이나 서비스직 등은 업계 평균연봉보다 높은 편이다. 신입이든 경력이든 입사하면 3개월간 수습기간을 거쳐야 한다. 매월 첫주 하루간 회사 전반을 소개하는 OT를 진행하며 그달 말에 1차교육을 시작한다. 주로 일의 의미, 비전의 중요성, 본인의 비전과 미션은 어떻게 만드는가 등이 주내용이다. 본인이 설정한 비전을 팀내 게시판에 비공개로 올리면 비전 담당자의 코칭을 거쳐 완성된 내용을 바탕으로 대표와 함께 비전토크를 한다. 최종 수정된 내용을 바탕으로 팀장 면담 후 비전선언문 액자로 제작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워크앤라이프밸런스 및 복리후생 제도는?

▶분기 우수사원은 50만원, 연간 최우수사원은 100만원의 격려금을 지원한다. 책의 장르와 상관없이 도서구입비를 지원하는 대신 필독서 ‘가슴뛰는 삶’을 읽고 본인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다짐을 '위드 지식인' 게시판에 올려야 한다. 야근할 경우 석식 및 택시비, 인재추천시 100만원 지원 등 업무와 관련된 제도적 지원은 최대한 하고 있다. 특히 자녀 수에 따라 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300만원씩 출산축하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영업부의 법인 자동차를 주말에 이용할 수 있다.

-기업문화와 사내분위기는?

▶직원 평균연령이 30세 정도로 젊은 기업이다. 연간 1회 워크숍 아닌 플레이숍(6월)과 송년회(12월)를 개최하는데 클럽을 빌려서 놀 땐 확실하게 논다. 하지만 일할 땐 치열하게 일하는 분위기다. 그저 재밌게 노는 곳인 줄 알고 입사했다가 이런 분위기를 이해 못해 퇴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면접관으로서 마지막 강조하고 싶은 점은?

▶ ‘그래서 당신 최종 꿈(비전)이 무엇인가’를 면접 마지막에 꼭 묻는다. 이 질문에 어떤 답을 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드러난다. 꿈이 어떤 것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인데 그런 것이 있는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다. 우리 회사가 꿈을 실현하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

◇박○○위드이노베이션 신입사원(2015년 5월 입사) Q&A

-자신의 스펙과 현재 일하는 분야는?

▶대전 목원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학점은 4.5점 만점에 3.79점이다. 서른 살이 되기까지 학원강사부터 놀이기구 탑승안내, 스타벅스 바리스타 등 다양한 분야의 일들을 경험했다. 현재는 ‘여기어때’ 사업부 영업팀에서 업체 관리 및 신규 제휴점 모집 업무를 하고 있으며 입사 6개월 만에 대리 승진했다.

-위드이노베이션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학원에서 가르치는 일을 하다 다른 분야의 일을 찾고 싶어 취업준비를 하던 중 위드웹에 근무하던 친구의 소개로 인재추천 유형으로 지원하게 됐다. 인터넷 광고 등을 통해 ‘여기어때’ 앱이 급속히 성장중인 것을 알게 됐고 그 속도를 직접 체험하고 싶었다.

-자기소개서에선 어떤 내용을 강조했는지?

▶영업부서 업무가 결국 사람 대 사람의 관계 형성 일이라고 생각한다. 남보다 많이 경험한 다양한 사회생활과 그 안에서 터득한 관계형성 능력을 중점적으로 기술했다. 전공을 통해 배운 긍정적인 대화 스킬과 효과적인 마인드컨트롤 능력에 대해서도 어필했다. 또한 면접 전 작성하는 면접설문서 내용에서 ‘일할 준비’가 돼 있는 열정이 느껴져서 좋다는 평을 들었다.

-필기와 실기, 적성검사 위해 읽은 책과 특별한 준비과정이 있다면?

▶기본 소양을 키우기 위해 인문학 관련 책을 꾸준히 읽었다. 평소 책을 꾸준히 읽다 보면 대화의 주제와 깊이가 풍성해지기 때문에 독서모임 활동을 하며 다양한 장르의 책을 접하였다.

-면접 때 받았던 기억에 남는 질문 몇 가지는?

▶개인성과와 팀성과에 관한 질문이 기억이 남는다.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지만 팀의 성과가 좋지 못해 낮은 평가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하겠나’라는 질문이었다. 개인의 역량이 업무적인 지표로만 평가받는 것이 아니고, 팀원들을 도와주는 조력자의 능력 또한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위드이노베이션만의 독특한 채용과정과 당시 대응방법은?

▶3개월간의 수습사원 생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융화였다. 개인의 업무능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할 수 있지만, 팀원들과의 융화는 한 번 어긋나면 팀 전체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해 업무 외적으로 팀원들과 많은 시간을 가졌다. 또한 3개월의 마지막 과정인 비전작성 시 팀원들의 비전액자를 꼼꼼히 읽어보며 같은 목표를 향해 가고있다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입사 전에 몰랐던, 입사 후에 가장 필요한 스펙은?

▶능동적인 태도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는 일만을 주로 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승진을 빨리하는 이들을 보면 항상 업무를 능동적으로 해결하고, 먼저 제안하고, 먼저 움직인다. 내 회사라고 생각하고 일하는 사람은 언제나 인정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