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092.40 690.18 1128.50
보합 4.34 보합 8.8 ▼0.7
+0.21% +1.29% -0.06%
양악수술배너 (11/12)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펀드 투자 흑역사, 펀드에 이별을 고하는 이유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부장 |입력 : 2016.03.05 06:30|조회 : 12186
폰트크기
기사공유
펀드씨, 배반이라뇨. 물론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죠. 증권부장 하면서 아무 말 없이 투자하던 펀드를 금융부장으로 보직이 바뀌자 환매를 고려하니 말이죠. 하지만 배신감이라면 제가 느끼는게 훨씬 클 걸요. 저의 펀드 투자 흑역사를 들어보면 제 심정을 이해하실 겁니다.

펀드 투자 흑역사, 펀드에 이별을 고하는 이유


제가 펀드씨랑 처음 인연을 맺은게 아마 2003년이죠? 그 때 가치투자로 유명한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국내 주식형 펀드에 가입했죠. 워낙 유명한 회사인데다 운용 철학이 뚜렷하대서 가입했는데 결과가 어땠나요. 1년 수익률이 5~6%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정도면 괜찮다구요? 기대를 낮추라고요? 펀드씨, 그 때 은행 예금금리가 4%를 훌쩍 넘었어요. 아마도 저축은행 금리는 7%짜리도 있지 않았나 싶네요. 손실 위험을 안고 얻는 수익률이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의 금리와 비슷하다니 펀드에 투자할 이유가 없는거 아닌가요. 그래도 3년 가까이 버티다 매년 예금 금리 비슷한 수익률에 신물이 나서 환매해버렸죠.

그래도 다시 찾은게 해외 주식형 펀드였어요. 한창 브릭스가 뜰 때라 브라질과 러시아에 투자하는 펀드에 각각 가입했죠. 그런데 어땠나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2008년말에 브라질 펀드에서 70%, 러시아 펀드에서 90% 손실이 났잖아요. 그래도 장기 투자해야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참고 투자해야 한다는 말을 믿으며 버텼어요.

그런데 2009년 초, 시장이 안정되면서 브라질과 러시아 증시가 반등할 때 열불이 나서 펀드를 확 팔아버렸잖아요. 기사가 봤는데 ‘올들어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가 러시아 펀드’라는 겁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30%라든가 뭐라든가. 근데 제 펀드 잔고 상황은 어땠는지 아세요? 여전히 80% 이상 손실이었어요. 그 때 깨달았어요. 한번 망가진 수익률은 회복하기 어렵다는 걸. 1000만원 투자해서 90% 손실 나면 100만원이죠. 100만원에서 30% 수익 나봤자 130만원이예요. 원금 회복하려면 ‘하세월’인 겁니다. 그래서 매일 손실 난 펀드 바라보며 원금 회복을 기다리는 것보다 빨리 처분하는게 정신건강상 더 낫다고 판단한 겁니다.

나도 참 미련하지, 그러고 또 펀드 투자를 하다니. 세제혜택이 되는 개인연금, 퇴직연금을 모두 펀드로 들었잖아요. 개인연금은 보험사 상품을 가입했는데 그걸 해약하고 주식형 펀드로 바꿨고요. 지금 개인연금으로 3개, 회사 퇴직연금으로 2개,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2개, 아들 이름으로 1개, 총 8개 펀드에 가입해 있잖아요. 하도 펀드 투자만 해서 ‘펀드 부인’이라고 불릴 정도라니까요.

펀드씨, 근데 이제 펀드라면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개인연금 3개 펀드의 14개월 수익률이 얼마인지 아세요? 0.07%입니다.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중국펀드에서 11.8% 손실이 났고 배당펀드와 전세계 곳곳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선 5% 남짓 수익이 난 결과입니다. 차라리 은행에 넣어 뒀으면 2% 가까이 이자를 얻었을텐데 너무 허무하네요. 퇴직연금은 어떠나구요? 1년 수익률이 2%에 불과합니다. 2년 연속 그래요. 게다가 아들 펀드는 2년간 누적 수익률이 -1%입니다.

아니, 펀드씨 뭐라고요? 그러고도 투자 운운하며 ‘줄리아 투자노트’를 쓸 수 있냐고요? 부끄러운지 알라고요? 이봐요. 저는 펀드 투자의 정석을 따랐다고요. 뚜렷한 운용철학을 가진 자산운용사가 오래 운용한 펀드만 투자했다 이겁니다. 이 운용사들 장기 성과 보면 눈부시죠. 그런데 내 펀드 수익률하곤 차이가 있으니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죠. 저는 적립식으로 투자하니 공표되는 수익률과 차이가 나는건 당연하긴 하지만 수익률이란게 특정 시점을 어떻게 잘라 보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거든요.

어쨌든 내겐 내 펀드 수익률이 중요한데 성과가 은행 예금금리보다 못하니 제가 펀드씨랑 헤어질 생각을 하는 거라고요. 연간 이자를 2%도 안 주는 은행 예금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예요. 하지만 때론 기뻐 팔짝 뛸만한 수익을 주는가 하면 때론 원금까지 까먹어 버리는 변덕스럽고 위험한 펀드씨, 당신과 연애보단 낫지 않을까 고민 중입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