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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엔 벽지만 발라야 하나요?

[신아름의 시시콜콜]

신아름의 시시콜콜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입력 : 2016.03.05 06:00|조회 : 8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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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엔 벽지만 발라야 하나요?
예술영화로선 드물게 조용히 관객몰이 중인 영화 '캐롤'에선 연인과 결별한 주인공 '테레즈'가 새 출발의 의미로 집 단장에 나서 직접 거실벽을 페인트칠하는 장면이 나온다. 큼지막한 롤러에 페인트를 듬뿍 묻혀 회색빛 시멘트벽을 흰색으로 채워나가는 그 장면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에 '인테리어 DIY(손수제작)' 트렌드와 더불어 건물 내벽 페인트칠이 보편화돼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선 주거용 건물 내벽에 페인트칠을 하기 보다 벽지를 바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할머니도, 엄마도, 옆집도 모두 관행적으로 내벽에는 도배를 해왔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졌다. 건설사에서 아파트를 짓고 내부 마감재까지 일괄적으로 결정해 시공, 분양해왔던 주택공급 방식은 이 같은 경향을 더욱 부채질했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취향이나 선택이 개입될 여지는 극히 적었다. 그렇게 내벽 인테리어용 건축자재 시장에선 벽지가 절대 강자로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벽지가 이처럼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는 건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홍콩 정도를 제외하면 다수의 국가, 특히 서방권(주거형태나 여가 문화의 차이에서 기인한 측면도 있지만)에선 벽지와 페인트는 내벽 인테리어 시장에서 거의 대등한 힘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자연스레 유럽에서 듀럭스 등 세계 건축용 페인트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들이 탄생할 수 있던 배경이 됐다. 이들 국가에서 벽지와 페인트는 건전한 경쟁 관계를 유지하며 발전을 거듭해올 수 있었다.

반면 국내 내벽용 페인트 시장은 '걸음마' 단계다. 최근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커지면서 직접 자기 집을 꾸미려는 페인트 DIY인구가 늘어나는 추세라곤 하지만 벽지의 벽은 여전히 높다. 국내 내벽용 페인트 시장의 규모는 벽지의 10% 수준으로 절대적인 규모에서 벽지와 비교상대조차 되지 않는다.

물론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현실에 안주해 신시장 개척 노력을 소홀히했던 국내 페인트 업계의 태도도 한몫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페인트는 외벽용이라는 도그마에 갖혀 스스로 한계를 규정해버린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페인트 업계가 DIY제품을 대거 출시하고, 홈쇼핑 등 소비자 유통채널 공략을 가속화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는 건 늦었지만 반갑다. 업계 내 경쟁은 물론 업계 간 경쟁을 통해 국내 인테리어 시장의 수준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길 기대해본다.

신아름
신아름 peut@mt.co.kr

머니투데이 증권부 신아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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