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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원투명화 VS 중산층부담...신용카드 소득공제 존폐론 배경은

[조성훈의 정책포커스]

조성훈의 정책포커스 머니투데이 세종=조성훈 기자 |입력 : 2016.03.06 05:43|조회 : 8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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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신용카드

최근 정부가 올 연말로 일몰(종료) 예정인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에 대한 성과평가에 나섬에 따라 이 제도의 존속여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소득공제 연장 또는 폐지 논의는 지난 17년동안 반복되어온 해묵은 이슈입니다. 하지만 공제율이 소폭 조정됐을 뿐 6차례 일몰시 마다 매번 연장이 이뤄졌습니다. 폐지는 사실상 증세로 국민적 반발이 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성과평가에 나선다고 밝히자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 상황입니다. 성과평과 결과는 4월 총선 이후 새롭게 구성되는 국회에서 논의됩니다.
정부가 부담을 무릅쓰고 검토에 나선 건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당초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의 시행취지인 상거래의 투명성을 높여 세수를 발굴하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신용카드 사용액이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큰 데다 해외에 유례가 없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로 인한 세수감소를 더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고려됐습니다.

앞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는 상거래의 투명화를 통한 과표양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1999년 8월 말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출발했습니다.

제도도입 당시에는 소비자와 사업자간 현금거래 비중이 높았고 영수증 수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자영업자는 세금신고시 현금매출분을 누락시켜 부담을 회피하는 게 관행이었습니다.

따라서 당국은 거래내역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신용카드 사용자에게 세금감면 혜택을 줌으로써 자영업자의 과표를 양성화하려한 것입니다. 심지어 정부는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도까지 시행할 정도로 열을 올렸습니다.
현재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신용카드 사용액이 과세연도 총급여의 25%를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액 중 15%에 해당하는 액수를 근로소득에서 공제해줍니다. 체크카드와 현금영수증의 경우 공제율이 30%로 더 높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신용카드 사용에 이같은 감세 혜택을 주는 나라는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파격적인 혜택 만큼 상거래 결제에서 신용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조사한 국민계정상 민간소비는 749조원 규모였는데 이중 신용카드와 현금·체크카드, 현금영수증 사용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88%로 658조원에 달합니다.

신용카드 사용액은 454조원으로 가장 많고 현금·체크카드가 113조원, 현금영수증은 92조원입니다.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근로소득세 감면액은 1조 8163억원으로 추정됩니다. 재정부채 압박 때문에 세원확보에 눈독을 들이는 정부로서는 탐나는 액수입니다.
문제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로 인한 후폭풍입니다. 당장 세부담이 커지는 서민중산층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합니다.

정부의 판단처럼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가 지속될 지 여부도 불투명합니다. 이는 자칫 전반적인 세원축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로 인한 소비유도 효과가 큰 데 일몰이 이뤄지면 자칫 내수절벽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폐지에 반대하는 측은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와 자영업자 소득 탈루율이 여전히 높은 만큼 폐지는 성급하다고 지적합니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현재도 일부 자영업자들은 현금사용 시 10%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데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신용카드 공제제도가 사라지면 소득을 감추려는 유혹이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근로자 서민들의 세부담만 늘어나고 지하경제는 되레 커지는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신용카드 활성화로 인해 과거에 비해 세원투명성 확보효과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고 최근 정부의 세수측면에서 고민도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세원이득과 일몰 뒤 신용카드 사용감소로 인한 세원감소분의 득실을 명확히 비교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도 아직 조심스럽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성과평과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이 제도로 인한 수혜자가 많아 파급력이 큰 만큼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성훈 경제팀장
조성훈 경제팀장

전문가들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는 사실상 증세인데다 2017년 대선을 앞둔 만큼 정부가 국민반발을 무릅쓰고 이를 관철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합니다. 당장 국회통과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실제 2013년말 일몰을 앞두고도 정부가 소득공제율을 15%에서 10%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여야 모두 중산층 이하 근로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반대해 기존대로 연장됐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연말정산 파동 뒤 사상 초유의 연말정산 소급적용까지 시행한 경험이 있는 정부로서는 현실적으로 소득공제 폐지라는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사실상 공제율 축소를 염두에두고 관련 수순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3월 5일 (05:43)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조성훈
조성훈 search@mt.co.kr

조성훈 산업2부 차장.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그러면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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