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랴ZOOM]"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누구지?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헐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Leonardo DiCaprio)가 5번째 도전만에 오스카상 수상에 성공했다.”

지난달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그가 호명됐다.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한 이들은 기쁨도 잠시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분명히 평소에 알던 그 미국 배우가 틀림없는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어딘가 낯설다. 1997년 타이타닉이 상영된 이후 20년 가까이 우리는 그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 알고 있어서다.

정확히는 외래어 인명 표기법에 따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맞다. 외래어 인명 표기는 현지 발음을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1998년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는 제22차 외래어 심의위원회를 열고 미국의 영화배우였던 Leonardo DiCaprio의 외래어 표기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로 정했다.

그렇다면 이탈리아 천재 화가 ‘Leonardo da Vinci’는 ‘리어나도 다빈치’일까? 아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탈리아인이기 때문에 이탈리아어 표기법에 따라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읽는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경우 이전에 국내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워낙 유명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를 따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원칙에 따라 똑같은 철자를 쓰고 있지만 발음이 다른 사례는 더 있다. 프랑스 소설가 ‘Adam, Paul’은 ‘아담, 폴’로 표기하지만 영국의 고전주의 건축가인 ‘Adam, Robert’는 ‘애덤, 로버트’라고 발음한다.

네덜란드 화가·판화가인 ‘Lucas van Leyden’는 ‘뤼카스 판레이던’으로, 199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Lucas Robert’는 ‘루커스 로버트’로 부르는 것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