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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기업구조조정과 ISA

현장클릭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입력 : 2016.03.0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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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기업구조조정과 ISA
#9일 오전 서울 세종로 금융위원회 1층 기자실. 오전 10시부터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의 기업 구조조정 관련 브리핑이 열렸다. 관례대로 대변인실, 관련 부서의 실무 과장 등 금융위 직원 10여 명과 기자들이 빼곡히 자리를 메웠다.

김 사무처장은 브리핑에서 작심한 듯 장시간 금융위의 기업 구조조정 정책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렸다. 압권은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금융위의 구조조정 의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해명이었다. 김 사무처장은 설명에 이은 질의응답에서 예정대로 올해 조선·해운업 등 구조조정을 강도높게 진행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 술 더떠 브리핑 도중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와 관련해 노무라증권 한 보고서를 인용,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근 가계부채 우려가 다시 높아지자 구조조정 브리핑에서 다른 정책을 홍보한 것이다. 이례적인 것은 물론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브리핑은 평소보다 길어졌고 50여 분만에 끝났다. 상당수 금융위 직원들은 브리핑이 끝난 후에도 개별적으로 브리핑에 대해 설명하는 데 열을 올렸다.

브리핑이 한창인 시간 금융위 건물 바로 앞에선 한 금융소비자단체가 오는 14일 출시를 앞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일명 만능통장) 불가입 운동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부 기자 10여명 외에는 지나가는 행인들만 간혹 눈에 띄었다. 금융위 직원과 금융사 임직원 등 관계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금융위는 ISA 제도를 보완한 후 시행해야"라는 제목의 현수막을 배경으로 한 이날 행사는 10여분 만에 끝났다.

한 참석자는 "금융당국 누구도 진정성 있게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그 동안 국민재테크 상품으로 열광하던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이 원금손실 우려로 하루아침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처럼 ISA도 고객피해 우려로 일시에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단체는전날 금융위를 통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제도 시행 전 소비자 피해 대책 마련 등을 담은 건의문도 제출했다.

같은 시간 임 위원장은 어디에 있었을까? 마침 그는 이날 이른 아침 대전으로 향했다. 대전 캠코에서 개최된 금융신문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는 은행과 농협, 신용보증기관 등 지방 금융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 과제를 발굴하려는 취지다. 아이러니하게도 임 위원장은 금융사 얘기를 들으려고 자리를 비웠고 소비자들은 위원장이 없는 금융위 앞에서 하소연 한 셈이다.

새삼 기업 구조조정과 ISA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따질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이날 브리핑과 기자회견에서 보듯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가 정책 홍보에만 급급해 ISA 불완전판매 우려 등 소비자 목소리에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설령 의견이 다르더라도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송정훈
송정훈 repor@mt.co.kr

기자 초창기 시절 선배들에게 기자와 출입처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기자는 어떤 경우에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기사를 써야 한다는 것인데요. 앞으로 현장에서 발로 뛰면서 나 자신을 채찍질하고, 공정하고 정확한 기사를 쓸 수 있는 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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