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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중고책 시장…독자는 즐겁고 출판계는 '시름'빠지다

온라인 서점 매장 진출 대세? 출판계 "새 책 안팔리면 출판유통도 어려워"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입력 : 2016.03.19 03:10|조회 : 8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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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중고책 시장…독자는 즐겁고 출판계는 '시름'빠지다
# 직장인 A씨는 종종 중고서점을 들린다. 가끔 집에 있는 책을 정리해 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구매하고 싶은 책이 있으면 중고서점을 통해 우선 검색해 본 뒤 구입한다. A씨는 "중고서점이지만 가끔 출간된 지 얼마 안 된 책들을 구할 때도 있다"며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할인폭이 줄어들다 보니 책값이 부담스러워 중고서점을 종종 이용한다"고 밝혔다.

중고서점의 확장세가 계속되면서 출판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출판사의 주 수익원인 신간 판매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스24도 '오프라인 중고서점'개장 앞둬…알라딘은 미국에도 운영

온라인서점 예스24는 다음 달 서울 강남구 강남역 롯데시네마 건물에 '오프라인 중고서점'을 연다. 지난해부터 신논현역 인근에 전자책 단말기를 전시하고 중고도서를 매입하는 '크레마라운지'를 운영 중이지만 중고서적 매입과 구매를 전담하는 서점으로는 강남점이 사실상 '1호 중고서점'이 된다.

예스24의 오프라인 중고서점 진출은 이미 온라인을 통해 시행 중이던 중고도서 매입서비스인 '바이백' 서비스의 연장선이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한 '바이백서비스'는 다 읽은 도서를 정가대비 최대 50% 가격으로 되돌려 받는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2월 말 기준 바이백서비스 누적 신청 건수는 12만건을 넘어섰고, 총 4만명의 회원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오프라인 중고서점의 '강자'는 온라인서점 알라딘이다. 알라딘은 2008년 최초로 온라인에서 중고책 매입서비스를 시작한 뒤 2011년 서울 종로에 처음 오프라인 중고서점을 개설했다. 올해 기준 알라딘이 운영하는 중고서점은 전국에 23개다. 2013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도 중고책 매장을 냈다.

이밖에 교보문고는 2013년부터 중고서적 최저가를 비교해주는 '스마트 가격비교 서비스'를, 인터파크 도서는 지난해 1월부터 중고책을 판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직접 찾아가는 '북버스'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알라딘 중고서점의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
알라딘 중고서점의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
◇ 출판계 "중고서점 확대는 신간의 유통 막아…해결책 마땅치 않아 우려"

이처럼 온·오프라인 대형 서점이 중고책 판매를 확대하는 데 대해 출판계의 표정은 어둡다.

장동석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편집주간은 "(중고서점의 확대는) 신간의 유통을 막고 신간과 중고책의 경계를 사라지게 해 우려스러운 지점이 많다"며 "(출판업과 유통업의) 상생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만 해도 도서정가제로 출판사들이 자체적으로 책을 판매할 수 없다 보니 침체됐다"며 출판사가 유통과정에서 손상된 '리퍼북' 등을 자체적으로 판매할 기회가 사라진 상황에서 중고책 판매 권한이 출판유통사에만 쏠린 것을 경계했다.

장은수 출판평론가도 "온라인 서점이 오프라인 서점에 진출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면서도 "동네서점이 중소기업보호업종이라 (일반) 서점을 낼 수는 없으니 중고책 시장을 활성화시킨다며 우회상장을 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장 평론가는 "문제는 일본도 '북오프'와 같은 대형 체인 중고서점이 생기면서 기존의 헌책방부터 약해지기 시작했다"며 "지금도 알라딘 등이 운영하는 중고서점 때문에 책 자체가 없어서 폐업하는 헌책방들이 있어 산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출판사 입장에서는) 신간출판과 스테디셀러가 주 수익원인데 중고서점에서 잘 팔리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스테디셀러"라며 "출판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유통사 입장에서도 '제살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장 평론가는 "서점도 나름의 계산은 하겠지만 중고서점 확산으로 새 책이 안 팔리면 오히려 본 사업이 안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마땅한 제재 방안을 강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는 "헌책방도 중소기업보호업종으로 지적하지 않는 한 (유통사의) 양심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말릴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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