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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계질서 같은 건 안 키운다" 네덜란드의 '스타트업 붐'

[2016 키플랫폼: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④<인터뷰>시그리드 요하네스 스타트업델타(StartupDelta) 디렉터

머니투데이 헤이그(네덜란드)=하세린 기자 |입력 : 2016.03.1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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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과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가 글로벌 스타트업(start up, 신생 벤처기업) 요람으로 떠올랐다. 스타트업 전문 시장조사업체 컴퍼스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네덜란드는 런던과 베를린, 파리에 이어 EU(유럽연합) 국가 중 4위(전 세계 19위)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이뤄진 나라'로 꼽혔다.

세계 최대 온라인 숙박 예약사이트 '부킹닷컴'(Booking.com)이 네덜란드에서 시작됐고, 테슬라와 우버·넷플릭스 등도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암스테르담을 선택한 게 대표적이다. 전통 낙농국 네덜란드가 유럽의 '혁신과 창의' 중심국으로 탈바꿈한 비결은 뭘까.

많은 전문가들은 '스타트업델타(StarupDelta)'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닐리 크로스(Neelie Kroes)라는 '스타 정치인'이 이끄는 스타트업델타는 민·관이 함께 만든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기관이다. 네덜란드 각 지역별 13개 스타트업 허브를 서로 연결해주는 것은 물론 전세계 스타트업 생태계와도 제휴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 특별취재팀은 지난 1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시그리드 요하네스(Sigrid Johannisse) 스타트업델타 전략 총괄 디렉터를 만나 스타트업 성공 비법을 들어봤다.

시그리스 요하네스 스타트업델타 디렉터. 네덜란드 경제부 공무원으로 EC(유럽연합 집행원회)에서 일할 당시 상관으로 닐리 크로스를 만났다. 요하네스의 EC 임기가 끝나자 크로스는 요하네스의 경제부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quot;나에게 요하네스를 달라&quot;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크로스의 '오른팔'로 일하고 있다. /사진=하세린 기자
시그리스 요하네스 스타트업델타 디렉터. 네덜란드 경제부 공무원으로 EC(유럽연합 집행원회)에서 일할 당시 상관으로 닐리 크로스를 만났다. 요하네스의 EC 임기가 끝나자 크로스는 요하네스의 경제부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나에게 요하네스를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크로스의 '오른팔'로 일하고 있다. /사진=하세린 기자

-스타트업델타는 어떻게 시작됐나.
▶스타트업델타는 네덜란드 정부가 그린 완전히 새로운 계획이다. 우리의 목표는 처음부터 유럽에서 톱3 안에 드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었다. 네덜란드엔 높은 기술력, 기업, 자본, 우수한 인력이 있다. 이런 훌륭한 자원을 뭉치게 했다.

-어떻게 뭉치게 했나.
▶네덜란드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스타트업 얘기를 들어보니 서로 협력하는 게 부족했다.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6개월간 실리콘밸리, 텔아비브 등 전세계를 다니며 정보를 모으고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네덜란드에 돌아와 각 허브들에게 국제적 네트워크를 주겠다며 참여를 유도했다. 결국 샌프란시스코의 대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를 네덜란드의 메인 인큐베이터인 예스델프트(YES!Delft)와 연결했다.

-스타트업델타가 일하는 방식은?
▶우리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가 네덜란드 각 지역의 허브를 연결하는 일이다. 격주에 각 허브의 사이언스 파크 디렉터 등 10명 정도가 정기적으로 만나 각자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비전을 공유한다. 더치 문화에선 동등하게 대해주는 게 중요하다. 암스테르담 허브가 더 영향력 있고 크다고 하더라도 같이 참여하고 책임도 같이 나누는 것이다. 네덜란드에선 위계질서라는 게 없다.(웃음) 그런 건 키우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스타트업델타는 관련 있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그들을 초대해서 정보를 교환하고 네트워크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든다. 암스테르담에서 큰 벤처캐피탈(VC)이 행사를 기획하면 다른 허브들을 초대해서 네트워킹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반드시 있다. 같이 모이면 커다란 하나의 허브가 되지만 흩어지면 수십개의 작은 허브일 뿐이다.

또 스타트업델타는 EU 시장에 진출하려는 창업자에게 1년간 네덜란드에서 아이디어를 실험해볼 수 있는 '스타트업 비자'도 운영하고 있다. EU 국가 내 한곳에서만 서류 작업을 마치면 다른 모든 EU 국가에서 제한 없이 활동할 수 있는 'EU 스타트업 비자'도 추진 중이다.('스타트업 비자' 클릭)

-처음부터 이토록 큰 성공을 예상했나.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은 몰랐다. 스타트업델타는 출범할 때부터 1년6개월이라는 시간 프레임을 갖고 출발했다. 어떤 조직이든 너무 오랫동안 하던 일을 그대로 하면 또 하나의 정부 조직과 같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처음부터 언제 떠나겠다고 선언하고 일을 시작했다. 그것은 일을 추진하는 데 굉장한 모멘텀을 줬다. 나와 닐리는 확실히 떠나고 다른 사람에게 이제 일을 물려줄 것이다.

스타트업델타 홈페이지(http://www.startupdelta.org/startups)에는 핀테크와 바이오헬스 등 분야에 따라 네덜란드 스타트업들의 기업정보가 보기 좋게 정리돼 있다. /사진=스타트업델타
스타트업델타 홈페이지(http://www.startupdelta.org/startups)에는 핀테크와 바이오헬스 등 분야에 따라 네덜란드 스타트업들의 기업정보가 보기 좋게 정리돼 있다. /사진=스타트업델타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이 참여하나.
▶그렇다. 미국, 우크라이나·러시아, 인도, 중국 등 많이 참여한다. 1년에 100개 정도 받으려고 하는데 현재 70개 정도다. 양보다 퀄리티가 중요하다. 지금 스타트업델타는 또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있다. 해외 스타트업들이 네덜란드에서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EU 스타트업 비자를 통해 유럽 지역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이다. 유럽 지역에 있는 다른 나라에 진출할 때마다 서류작업을 다시 하는 게 아니라 네덜란드에서 한번에 끝날 수 있도록 말이다.

-스타트업들이 힘들어하는 점은 무엇인가.
▶스타트업들은 세금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한다. 그들을 위한 세금이나 법률체계가 전혀 정비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들의 경우엔 매출을 전혀 올리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인데 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 등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소득을 신고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일정 정도의 소득을 올릴 것이라고 '추정'한 것을 바탕으로 30~40% 소득세를 매긴다). 그래서 이것을 국세청에 말해서 스타트업들의 경우 소득이 없으면 소득세를 내지 않도록 설득했고, 현재 정부가 그럴 경우 얼마의 예산이 더 필요한지 추산하는 등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지원 단체들은 공공기관인가.
▶아니다. 네덜란드에 있는 대부분의 스타트업 지원 단체들은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이다. 아마 스타트업델타만 어느 정도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네덜란드 경제부에서 펀딩을 받지만 동시에 독립적이다.

-어떤 의미에서 독립적이라고 하나.
▶닐리가 처음 스타트업델타를 이끄는 '스타트업 특사직'(Special Envoy for Startups)을 수락할 때 그는 완벽한 독립성을 보장해줘야만 일을 맡겠다고 했다. 그의 눈에 정부는 모든 것을 느리게 만드는 데 재주가 있었다. 그는 정부 부처를 맡지도 않을 것이며 공무원들과 일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해 정부와 협상을 하지도 않을 것이며 완전한 자유를 원한다고 했다.

하세린
하세린 iwrite@mt.co.kr

한 마디의 말이 들어맞지 않으면 천 마디의 말을 더 해도 소용이 없다. 그러기에 중심이 되는 한마디를 삼가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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