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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현금이 왕이 아니라 죄인

[줄리아 투자노트]

줄리아 투자노트 머니투데이 권성희 부장 |입력 : 2016.03.19 06:30|조회 : 77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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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흥미로운 칼럼이 실렸다. 투자 전문 칼럼니스트 제이슨 즈웨이그가 쓴 글로 ‘지금은 현금이 죄’란 제목이다. '현금이 왕이다'(Cash is king)란 오랜 재테크 격언을 변형한 것이다.

지금은 현금이 왕이 아니라 죄인
즈웨이그가 현금이 죄악시되고 있다고 보는 이유는 미국 주식형펀드 내 현금 비중이 극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투자회사협회(ICI)에 따르면 1986년부터 1995년까지 미국 주식형펀드 내 현금 비중은 평균 9%였다. 이 비중이 지난 1월31일엔 2.9%로 줄었다. 미국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의견이 많음에도 펀드매니저들은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해 현금을 보유하기는커녕 현금을 거의 갖고 있지 않는 편을 택하고 있다.

왜일까. 즈웨이그의 분석은 이렇다. 국내에선 아직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패시브펀드가 대세다.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투자할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펀드는 점점 지고 있고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 같은 패시브펀드가 투자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패시브펀드는 특성상 추종하는 지수의 편입 종목에 따라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을 거의 보유하지 않는다.

액티브펀드의 매니저들도 현금 보유를 꺼린다. 저금리 탓에 펀드 내 현금은 수익률을 올리는데 거의 기여하지 못한다. 특히 주가가 오를 때 많은 현금은 수익률을 깎아내리는 주범이 된다. 예컨대 펀드 내 현금 비중이 10%고 이 펀드가 증시와 똑같이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증시가 20% 오를 때 이 펀드의 수익률은 18%가 된다.

'타이밍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현금 보유를 꺼리게 되는 계기가 됐다. 주식을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파는 것은 실제로 거의 불가능하다. 주식을 사고 팔 최적의 타이밍은 점쟁이도 모르고 투자의 고수도 모른다. 그러니 꾸준하게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주식시장에 들어가 있는 것, 즉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최선이란 것이다.

하지만 즈웨이그는 이런 분위기에 반기를 든다.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주가가 급락했을 때 저렴한 주식을 살 수 있는 '바겐세일'에 참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말에 미국 주식형펀드 내 현금이 1768억달러였던 반면 지금은 1644억달러로 더 줄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2007년 말에 비해 S&P500지수가 35% 이상 올랐고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15% 이상 높아졌음에도 펀드들의 차익 실현을 통한 현금 확대는 없었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부자들이 언제 위기가 닥칠지 몰라 자산을 처분하고 현금 보유를 늘린다는 얘기들이 들린다. 실제로 머니마켓펀드(MMF)라든지 은행권 자유입출금식 예금 등 단기 유동성 자금은 상당히 풍부하다. 하지만 부자들의 자금이 여기에 얼마나 포함됐는지는 몰라도 대부분은 기업 자금일 것이다.

중국발이든, 국내발이든 위기의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현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많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현실은 국내에서도 현금 보유는 죄악시되는, 죄악시된다기보다는 멍청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이는 "지금 같은 저금리에 빚이 없으면 오히려 바보 아닌가요"란 한 지인의 말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실제로 국내 가계는 현금을 보유하기는커녕 부채만 사상 최대 규모로 떠안고 있다.

위기에 대비해 현금을 보유한다는 것은 말이 쉽지 실천은 상당히 어렵다. 지금 같은 저금리에 그냥 현금을 갖고 있는 것은 돈을 놀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금을 어딘가에 투자해 수익을 내도록 만들지 않으면 돈으로 죄를 짓는 것과 같은 느낌, 금리가 거의 0%인 자유입출금식 통장에 돈을 갖고 있으면 재테크 바보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다. 하지만 어려울 때가 닥치면 이 ‘현금 바보’들만이 저가 매수의 기회를 향유할 수 있다.

즈웨이그의 칼럼 맺음말로 이 글 역시 마무리하고자 한다. "시장이 다시 붕괴하면, 태양이 서쪽으로 지듯 언젠가는 이런 일이 닥칠텐데 그 때 투자자들은 새삼스럽게 많은 현금이 자기 자신을 보유하는데 핵심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아무도 이 일을 대신해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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