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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일자리를 지배할 때, 인간은?

[조성훈의 정책포커스] 자동화와 ICT로인한 일자리 감소는 현재 진행형, 그늘과 부작용 고민해야

조성훈의 정책포커스 머니투데이 세종=조성훈 기자 |입력 : 2016.03.26 06:29|조회 : 7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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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이세돌 9단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의 세번째 대국에서 패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세돌이 3국까지 연패해 승부는 갈라졌지만, 대국은 14일 4국, 15일 5국으로 이어진다. 2016.03.1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이세돌 9단이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의 세번째 대국에서 패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세돌이 3국까지 연패해 승부는 갈라졌지만, 대국은 14일 4국, 15일 5국으로 이어진다. 2016.03.12. kkssmm99@newsis.com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 세기의 대결이후 인공지능(AI)이 인간을 어디까지 대체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내 직업이 유지될지, 또 어떤 직업들이 새로 생겨날 지를 놓고 설왕설래가 오갑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내놓은 보고서가 흥미롭습니다.

우리나라 주요 직업 400개중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을 활용한 자동화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인데 영국 옥스포드대 미래기술연구자인 칼 베네딕트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의 분석모형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분석결과 콘크리트공과 정육도축원, 제품조립원, 청원결찰, 조세행정사무원, 환경미화원, 택배원, 주유원, 부동산컨설턴트, 보조교사, 육아도우마, 주차관리원 등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직업으로 꼽혔습니다.

해당 직업인들은 기분 상할 소리지만, 이러한 직업은 공통적으로 업무수행이 단순 반복적이고 정교함이 떨어지고 사람들과 소통이 적은 특징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손해사정인과 의사, 관제사 등도 대체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화가나 조각가, 사진사, 작가, 지휘자, 작곡자, 연주자, 에니메이터 및 문화가, 감독, 배우, 교사, 물리치료사, 임상심리사 등은 인공지능시대에 살아남을 직업으로 분류됐습니다.

이러한 직업들은 창의성을 요하면서도 업무가 복잡하고 다양한 사람을 상대하는 일들입니다.

물론 전문가들은 중요한 의사결정과 감성에 기초한 직무는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 될 것이고 막연한 일자리 소멸을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합니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것은 AI 시대로 접어들수록 전체 직업의 수 자체는 줄어 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국내 인공지능 연구의 권위자인 이광형 KAIST 석좌교수는 "알파고가 우리에게 충격을 준 것은 창의력이 더 이상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켰다는 점"이라면서 "향후 인공지능은 사물인터넷과 결합하고 인간의 감성을 흉내 내며 자아를 인식하는 단계로까지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로봇의 발전은 인간의 필요에 의한 것이지만 모델이었던 인간을 닮아간다는 것입니다.
조성훈 경제팀장
조성훈 경제팀장

AI 등장 이후 공상과학영화에서처럼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지만, 인간의 일자리를 로봇이 지배하는 일은 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특히 인공지능시대의 사회상을 조망하면서 실업률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상당수 단순 작업들은 로봇이 대체할 수 밖에 없고 이는 실업률 폭증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경제활동 인구의 감소는 자연스레 소비의 감소로 이어지는 반면, 인공지능 기술과 로봇과 같은 자원을 소유한 이들로 부가 집중화돼 사회경제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된다는 것입니다.

높은 실업률과 소비감소는 사회불안을 야기하고 결국 이는 실업자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을 출현시켜 정치적 격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살아남은 취업자들 역시 실업자의 고통을 분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려 결과적으로 근로시간 단축과 근로단축수당같은 수입보전, 로봇세 신설을 통한 부의 집중방지 등의 사회적 논의가 불가피하다고도 내다 봤습니다.

물론 전망은 전망일 뿐이고 여기에는 일부 기술결정론적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굳이 AI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미 자동화와 ICT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인력대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을 창설한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향후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정보혁명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슈밥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관리되지 않은 기술혁신은 중산층을 붕괴시키고 결국 민주주의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대신할 직무의 범위에 대한 사회적 합의,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의 열매를 사회가 어떻게 공유할지, 사회안전망은 어떻게 만들지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국무회의에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우리나라가 AI 중심의 4차 산업혁명 현상을 적극 수용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창업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풍요로움을 선점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중요합니다. 이와 동시에 새로운 시대가 가져 올 그늘과 부작용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성훈
조성훈 search@mt.co.kr

조성훈 산업2부 차장. 소문을 경계하고 사실을 좇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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