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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아리온(神馬)에 올라 '별'이 된 그는?

현장클릭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입력 : 2016.04.01 14:32|조회 : 5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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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아리온(神馬)에 올라 '별'이 된 그는?

"내년에 사진집을 출간하려고 합니다."

이영직 아리온 (1,125원 상승25 2.3%)테크놀로지 대표의 두 눈이 반짝였다. 기자가 1년 전쯤 안양에 있는 아리온 본사를 찾았을 때였다. 이 대표는 당시 자신의 책상 위에 놓인 사진집 초안을 보여줬다. 사진집에는 그가 지난 10년 동안 직접 촬영한 사진 100여점이 있었다. 주로 하천의 생태계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었다.

코스닥 상장사인 아리온은 위성과 케이블 등 방송을 수신하는 장치인 셋톱박스에 주력한다. 전 세계 각지에 제품을 수출하는 이 회사는 전체 실적 가운데 9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인다. 이 대표는 일 년의 절반 가량을 해외 출장으로 보낸다.

잦은 해외출장으로 바쁜 그의 유일한 취미는 사진이었다. 그는 사진 이야기를 할 때면 유난히도 생기가 돌곤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사진집을 출간키로 한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천주교 용인공원묘원에서 영원히 잠들었다. 혈액암으로 투병한 지 10개월여 만의 일이었다.

고인이 된 이 대표의 생애는 나름 파란만장했다.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과거 글로벌 회계법인인 아서앤더슨(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일했다. 하지만 회계보다 제조업이 적성에 맞다고 판단한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1999년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그의 창업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인문계 출신으로는 극히 드문 첨단업종 CEO, '숫자놀이'하는 회계사 출신 CEO 등 편견과 싸워야만 했다. 초기에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그는 이후 엔지니어 중심으로 회사 문화를 바꾸고 연구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회사는 이후 승승장구하며 2005년에는 코스닥에도 입성했다. 하지만 이후 금융위기 등 불황이 이어지면서 이듬해인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연속 적자에 머물며 어려움을 겪었다.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2008년에는 사옥을 헐값에 매각한 후 직원들과 함께 월세 사무실로 이동해야만 했다.

다행히 이 대표와 직원들이 발품을 팔아 아르헨티나와 칠레, 페루 등 중남미 시장을 선도적으로 개척한 덕에 회사 실적이 반등할 수 있었다. 그 결과 2010년에는 중남미에서만 67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리는 등 신흥시장 개척이 주효하면서 영업이익 20억원을 달성, 5년 만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다.

이어 2012년에는 회사 매출액이 처음 1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아리온은 현재 인도 에셀그룹과 중남미 텔맥스그룹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대형 방송사업자들과 거래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표는 평촌스마트스퀘어에 총 165억원을 들여 신사옥을 짓기도 했다. 글로벌시장에서 대기업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전초기지였다. 그는 신사옥 준공식에서 "오랜 적자 등으로 과거 사옥을 매각해야만 했다. 이후 7년 만에 신사옥을 지은 것은 과거 아픔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셋톱박스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알렸던 이 대표는 '글로벌 전초기지'인 신사옥을 건립한 지 한 달여 만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53세. 혹자는 "CEO 건강이 회사 경쟁력의 절반"이라고 말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글로벌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대한민국 모든 중견·중소기업 CEO들. 그들이 모두 건강하기를 기원해본다.

강경래
강경래 butter@mt.co.kr

중견·중소기업을 담당합니다. 서울 및 수도권, 지방 곳곳에 있는 업체들을 직접 탐방한 후 글을 씁니다. 때문에 제 글에는 '발냄새'가 납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 덕에 복서(권투선수)로도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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