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증시 상승세… 얼마나 더 오를까

최근 브라질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3월 이후 18%나 상승하며 여타 신흥국 대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금융시장 호조는 지난해 경기 침체가 심화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5년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전년에 비해 3.8% 감소해 199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물가상승률은 10.7%로 1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GDP 대비 재정적자 수준은 10.3%까지 치솟으며 재정건전성도 악화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증시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국제유가 반등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원자재 수출국가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동 과정에서 해당 국가들의 증시도 회복세이다. 그러나 최근 브라질 증시의 상승세를 유가 반등만으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최근 브라질 증시의 상승 폭은 비슷한 이유로 강세를 보였던 러시아 증시에 비해 더욱 가파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금융시장은 브라질 증시의 강세를 ‘브라질 정치 위기’의 안정에서 찾고 있다. 브라질 정치 위기는 브라질 최대의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비리 사건이 알려지면서 시작되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더불어 비리로 인한 정치 위기가 잇따라 부각되자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브라질 전역에서 수 차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고,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2014년 말 52%에서 1년 만에 14%로 곤두박질 쳤다.

그러던 중 올해 3월 들어 룰라 前 대통령이 비리 의혹을 받게 되었고, 이는 호세프 현 대통령의 탄핵 추진으로 이어졌다. 금융시장은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정부가 재정적자를 악화시켰던 포퓰리즘 정책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고, 대통령 비리 혐의로 인한 정치 위기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대통령 탄핵 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하게 될 테메르 부통령도 정부 규모 축소, 재정적자 감소 등 경제구조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브라질 증시의 상승세는 이어질 수 있을까? 가장 큰 분수령은 4월에 예정되어 있는 특별위원회가 호세프 대통령의 정부회계를 조작을 밝힐 수 있는가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정부회계 조작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데, 특별위원회가 이러한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특별위원회가 정부회계 조작 혐의를 입증하여 탄핵안이 하원 의결에 부쳐질 경우, 브라질 증시 상승세는 하원 의결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는 5월경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3월 28일 브라질민주노동당(PMDB)이 호세프가 속해 있는 노동당(PT)과의 연립정권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탄핵 절차가 하원 의결까지 진전될 경우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된다고 하더라도 브라질 정치 위기가 완전하게 해소되기 어렵다. 현재 테메르 부통령 역시 페트로브라스 비리 가담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는 동안 비리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게 된다면, 브라질 사회는 다시 한 번 큰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 결국 브라질 증시는 브라질 대통령 탄핵 이슈가 정치적 불안정성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경우에 따라 4월 중후반에서 5월경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정치 위기가 완전히 해소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증시 상승세가 연중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