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7·G5… 프리미엄폰 '클럽'으로 바꿔볼까

# 최신 단말기에 관심이 많은 30대 직장인 이모(31) 씨는 최근 제조사와 통신사가 선보인 다양한 ‘클럽(중고폰 보상판매 제도)’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매년 프리미엄폰으로 갈아타고 싶어도 남은 스마트폰 할부금 때문에 망설였던 이 씨. 클럽에 가입해 매달 몇천 원만 내면 할부원금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이 씨는 “클럽은 기존에 사용한 스마트폰만 돌려주면 나머지 폰 값은 안 내도 된다고 들었다”며 “매월 내는 금액도 그리 부담되지 않는 금액이라 가입 전에 이것저것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최근 잇따라 중고폰 보상판매 제도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특정 기간 매월 5000~7700원의 가입비를 낸 뒤 쓰던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남은 단말기 할부금을 탕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들 프로그램이 정말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되는지 가입비는 물론 유지기간, 스마트폰 반납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봤다.

◆갤럭시 클럽, H클럽, 프리미엄 클럽…‘클럽’ 전성시대

국내에서 클럽을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삼성전자다. 갤럭시S7·S7엣지 출시에 맞춰 지난달 11일 등장한 ‘갤럭시 클럽’은 스마트폰 할부금(삼성카드 할부 조건)과 함께 12개월 동안 월 7700원을 납부해야 한다.

1년 뒤 사용한 단말기를 반납하는 대신 삼성전자의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잔여 할부금 부담 없이 갈아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단, 통신사 대리점이나 직영점이 아닌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특히 삼성페이로 매월 30만원 이상 결제하면 7700원 청구 할인이 가능해 삼성페이 사용 빈도가 높은 소비자들은 별도의 가입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LG유플러스가 KB손해보험과 함께 지난달 말 내놓은 ‘H클럽’도 갤럭시 클럽과 비슷하다. 30개월 할부를 기준으로 스마트폰 할부금의 50％를 18개월간 납부하고 쓰던 중고폰을 반납하면 남은 할부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월 이용료는 7000원. ‘VIP’ 이상 등급 고객들은 100% 멤버십 포인트로 대납할 수 있어 장기 가입자들에게 유리하다.

SK텔레콤은 지난 11일 ‘프리미엄 클럽’을 출시했다. 메리츠화재해상보험과 손잡고 기획한 이 프로그램은 가입자들이 H클럽처럼 18개월간 월 보험료(월 5000원)와 단말기 할부금(30개월 할부 기준)을 납부하고 폰을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을 면제해준다.

가령, 최신 스마트폰(출고가 90만원-공시지원금 15만원=할부원금 75만원)을 구입한 고객이 프리미엄 클럽에 가입할 경우 1년 6개월 동안 단말기 할부금과 ‘보험료’를 낸 다음 중고폰을 반납하면 최대 12개월치 잔여 할부금 30만원을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처럼 VIP 고객이더라도 멤버십 포인트로 납부할 수 없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진행하는 클럽 가입대상 단말기는 △갤럭시S7 ·S7엣지 △갤럭시노트5(LG유플러스 제외) △아이폰6s·6s플러스 △G5 등 프리미엄폰 6종이다. 양사 모두 프로모션 상품으로 내놓은 만큼 6월 30일까지만 가입할 수 있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프리미엄폰이 속속 출시되면서 중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우량 가입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면서 “무엇보다 단말기 할부금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만큼 가입자들의 반응이 뜨거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년 뒤 반납 조건 까다롭지 않아…일반 중고폰 매장 매각 기준과 비슷

클럽의 단말기 반납 조건은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다. 특히 제조사와 이통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살펴봐야 1년이 넘게 애지중지한 스마트폰을 제값에 팔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반납 조건은 그리 까다롭지 않다. 일반 중고폰 매장에서 요구하는 단말기 기준과 비슷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액정 깨짐이나 화면 번짐, 빛 샘, 화소 불량 등이 없어야 한다. 실생활에서 생긴 약간의 흠집은 괜찮지만, 높은 곳에 떨어뜨려 발생한 균열이나 깨짐이 발견되면 ‘양호’ 판정을 받지 못한다. 또 물에 빠진 흔적이 없어야 하고, 통화나 충전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LG유플러스는 매달 중고폰 매입단가를 홈페이지에 공지해 소비자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의 상태에 따라 A부터 E까지 총 4가지 등급으로 구분해 매입 여부를 결정한다. 일단 외관과 기능이 모두 이상이 없어야 A등급을 받을 수 있다.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폰이라도 한 눈에 보기에 ‘심각한 외관 손상’이 있으면 E등급을 받아 ‘매입 불가’로 분류된다.

삼성전자도 통신사 반납 조건과 대동소이하지만 강화유리 부문이 1㎜ 이상 찍힌 단말기는 반납할 수 없다. 일반 중고폰 매장에서도 전면 액정에 이 정도 흠집이 있으면 가격을 차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별히 엄격한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별 중고폰 보상판매 프로그램은 보험료와 할부금 등 실제 내는 금액을 잘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중고폰 가격은 수시로 달리지기 때문에 시세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사용하던 폰을 반납하고 최신폰을 부담 없이 구입하고 싶은 고객들에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