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고자 하면~' 이순신 투자전략 파란만장 미즈박

"주식투자에 있어선 누구한테도 지고 싶지 않습니다."

키움증권 (128,700원 ▼1,800 -1.38%)이 온라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종목을 추천해주는 '키워드림' 서비스의 사상 첫 여성 주식전문가로 채용된 박윤진 투자컨설턴트(사진)의 당찬 포부다.


지난달부터 주식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박 컨설턴트는 25일 "오랫동안 많은 직장을 옮겨다녔지만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실제로 그는 "하고 싶은 것은 다해보자"는 신념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우연'으로 시작된 직장생활은 운까지 더해지면서 파란만장 직업사(史)가 된 것. 첫 직장은 웨스틴조선호텔이다. 대학에서 전공(일어일문)과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어학 실력으로 40대1의 경쟁을 뚫었다. 물론 호텔리어가 꿈은 아니었다. 졸업할 당시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받아주는 기업이 많지 않던 때였다. 하지만 대사관 부인 등 호텔에 장기 투숙하는 VIP 고객들을 관리하는 일을 맡으면서 능력을 인정받았고, 자연스럽게 대사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마케팅 분야로 업무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그러던 중 언니가 지내고 있는 미국 뉴욕으로 휴가를 갔다가 인생을 바꾸게 된 두번째 직장을 만났다. 지인의 소개로 면접을 보게 된 미국 화장품회사에 덜컥 합격을 했다. 이 회사는 오너가 한국계였던 '키스 프로덕트(Kiss Product)'라는 네일 전문 업체로 마침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를 잘하는 직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


박 컨설턴트는 3년을 다닌 호텔을 미련없이 떠나 미국으로 직장을 옮겼다. 입사 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마케팅 전문가로 입지를 다졌지만 2년7개월여만에 다시 미국 생활을 접었다. 유학생 때 만난 남자친구가 결혼을 서두르면서다. 남편이 생겼지만 일을 쉬진 않았다. 이후에도 'W호텔'에서 마케팅 업무를 이어갔고, 음반사인 워너뮤직코리아(경영전략)와 주방기기업체인 테팔코리아(상품매니저)를 거쳤다. 그는 "애들이 크면서 직장을 관뒀지만 서울 대치동에서 애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헬리콥터 맘'으로 열심히 살았다"고 회고했다.

주식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마지막 직장인 워너뮤직과 테팔에서 앞으로 음원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밥솥 등 주방기기 분야가 유망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면서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작은 규모의 투자자문사를 설립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고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를 할 수 있는 자격증부터 땄다. 아이들을 키우는 틈틈이 사무실까지 얻어 공부하면서 주식투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박 컨설턴트는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이 주식투자의 매력"이라며 "여러 일을 했지만 한곳에 뿌리를 박고 목숨을 걸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죽는 순간에도 HTS(온라인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시스템)를 보고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농담같은 진담을 건넸다.

그는 투자원칙에 대해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산업에 돈까지 몰리는 '가치성장주'에 투자하라고 권한다"고 설명하면서 VR(가상현실)와 바이오업종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이벤트 위주로 대박을 노리는 나쁜 주식 매매 습관을 고쳐주고 싶은 게 소망"이라며 "'벌고자 하면 잃을 것이고,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벌 것'이라는 이순신전법을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