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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체인지업] 74세 김성근감독과 89세 빈 스컬리의 현실

장윤호의 체인지업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입력 : 2016.04.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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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
한화 김성근 감독.


야구가 목숨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야구를 위해 가족을 희생시켜도 되는가? 굳이 야구에만 해당되는 의문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는 분야가 있고, 사랑하는 가족이 존재한다. 그러나 때로는 잘못을 저지르고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어렵고 냉혹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한국프로야구에서 현역으로 그라운드를 지키고 있는 가장 연장자는 한화 이글스 김성근감독이다. 1942년생인 그는 74세이다.

1994년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성공 신화로 한국 야구와 인연을 맺은 메이저리그는 올시즌 LA 다저스 그리고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미네소타) 이대호(시애틀) 김현수(볼티모어)에 오승환(세인트루이스)까지 관심을 모으면서 우리 야구 팬들의 여가 생활의 일부로 더욱 가깝게 다가왔다. MBC가 공중파와 2개의 스포츠 케이블 채널, 모바일, IPTV 등 뉴미디어로 메이저리그를 24시간 야구 팬들에게 중계하면서 한국프로야구의 관심도를 떨어뜨리지 않을까 우려를 했으나 KBO리그는 올시즌 지난 해 103경기보다 빠른 91경기 만에 시즌 100만 관중을 돌파하는 저력을 23일 보여주었다.

혹시 틀릴 수도 있지만 글쓴이가 아는 메이저리그의 최고령 현역은 빈 스컬리(Vin Scully), LA 다저스 스포츠 캐스터(sportscaster)이다. 그는 1927년 생으로 89세의 나이에 올시즌도 LA 다저스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금년이 마지막 해다. 매년 은퇴의사가 번복되곤 했었지만 지난 연말 2016시즌이 마지막임을 천명했다.

한국프로야구의 경우 중계를 할 때 방송 진행자인 캐스터(caster)와 해설가(commentator)가 함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로는 투수와 타자 부문 해설가들이 동시에 투입된다. 빈 스컬리는 스포츠캐스터로 혼자서 한 경기를 맡아 진행과 해설까지 모두 한다는 점에서 감독과 비슷하고,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최악의 경우 화장실이 급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그 나이까지 기회를 주는 것도 부족해 더 오래 해주기를 간청하고 사회의 지도자로 존경을 표하는 미국 사회가 특별하고 부럽기까지 하다. 스페인어 방송의 경우 17년째 캐스터를 하고 있는 페페 이니구에즈가 LA 다저스 출신의 전설적인 투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와 함께 중계 방송을 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의 최고령 현역인 김성근감독과 빈 스컬리가 2016시즌 첫 달인 4월에 처해 있는 현실은 너무나도 다르다.

재일동포 출신인 김성근감독은 한국 야구계에서 비주류(非主流)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그는 수많은 도전과 역경을 극복하고 ‘야신(野神)’이라는 극찬까지 받게 됐다. 물론 그 과정에서 우리가 모르는 비겁과 아집, 독선 등 무엇인가 있을 수도 있다.

역으로 야구라는 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르기까지 그가 흘린 땀과 눈물도 분명히 존재한다. 글쓴이가 아는 김성근감독은 야구를 위해 가정을 포기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은 일 년에 두 달도 되지 않는다. 만날 시간을 내지 못하다 보니 이제는 친구도 별로 없다. 야구가 바로 그의 삶 자체이다. 과연 누가 김성근감독에게 삶을 포기하라고 할 수 있는가?

김성근감독의 전임 한화 감독은 김응룡감독이다. 김응룡감독은 김성근감독보다 한 살 위로 한국야구에서 주류(主流)의 길을 걸으며 감독으로서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그런 김응룡감독도 자신의 야구 인생 유종의 미를 거두려고 했으나 한화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보고 계약 기간을 채운 뒤 은퇴를 선언했다.

김성근감독은 이제 겨우 4월을 보냈다. 물론 한화가 살아난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고 못 살아 날 것이라고 확신하기도 어렵다. 프로 스포츠의 관점에서 볼 때 현재 한화와 김성근감독의 잘못은 ‘이기지 못하고 계속 진다’는 것이 문제다.

빈 스컬리./AFPBBNews=뉴스1
빈 스컬리./AFPBBNews=뉴스1

빈 스컬리는 89세의 나이에 금년이 LA 다저스 중계 67번째 시즌이자 마지막 해가 된다. 그의 마지막 정규 시즌 중계는 10월2일 AT&T 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전이다. 빈 스컬리는 16명의 손자 손녀, 2명의 증손자 손녀를 두고 있다. 그는 살아있는 스포츠의 전설로 불려진다. 그러나 베이브 루스, 무하마드 알리와 다른 것이 그의 나이 89세에 아직도 최전성기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 국민들은 빈 스컬리를 ‘국민 시인(詩人)’ ‘계관(桂冠) 시인’이라고 존경하고 있다. 단지 대단한 야구 방송 캐스터가 아니라 ‘사회 지도자(social leader)’로 모두가 인정한다. 다저스타디움 정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금년에 ‘빈 스컬리 애비뉴(Vin Scully Avenue)’로 명칭이 바뀌었다.

빈 스컬리도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첫 부인이 1972년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엔지니어였던 큰 아들이 33세의 나이에 헬리콥터 충돌 사고로 사망했다. 그리고 지난 해 그는 가까운 친구를 잃었다. 글쓴이도 특파원 시절에 다저스 클럽하우스에서 늘 만날 수 있었던 구단 원정 출장 준비 담당 직원인 빌 드러리가 81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빈 스컬 리가 많은 팬들과 국민적인 성원을 뒤로 하고 야구계를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는 재혼한 아내와 가족에게 보은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모두가 그의 결정을 존중했다.

김성근 감독도 지금 불면의 밤이 계속되는 가운데 무엇이 최선이고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인지를 놓고 그 누구보다 깊게 아파하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 누구도 김성근감독에게 그의 생명과도 같은 야구를 떠나라고 할 수는 없다. 잘못 하는 게 있으면 그것은 아프게 지적을 해야 한다. 다만 김성근감독과 야구의 이별은 그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자. 이제 2016 시즌 첫 달이 지났고 그는 빈 스컬리보다 15살이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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