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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에 환호하다가 고독해지는 페이스북?

[MT서재] '우리는 왜?'…남의 불행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대머리남자는 무조건 질색하는걸까

머니투데이 신혜선 문화부장 |입력 : 2016.05.0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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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에 환호하다가 고독해지는 페이스북?
# 잠자리 들기 전, 심심풀이로 페이스북에 접속한 페친씨. A씨 담벼락이 시끄럽다. 워낙 재치 있는 글솜씨에 본인이 경험하지 못한 여러 이야기를 올리고, 의견을 개진하는 친구라 빼먹지 않고 그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있다. 그날 사연은 퇴근 후 지인들과 가진 술자리, 일명 ‘먹방’이다. 동석자 중엔 유명 작가도 포함돼있다. 역시 ‘좋아요’가 수백 개, 칭찬과 부러움 일색의 댓글이다. 페친씨 역시 습관적으로 좋아요를 눌렀다. 페북을 닫다가 문득 생각한다. ‘가만, 내가 올린 글에는 좋아요가 몇 개였더라’. ‘일방 추종’이 싫어서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으로 옮겨왔는데 여전히 누군가를 추종만 하고 있지 않나, 괜히 쓸쓸해졌다.

# 아는 동료가 구설에 올라 마음고생 하는 모습을 위로하고 돌아선 오지랖씨. 앗, 고소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뭔가. 늘 자신만만하고 업무 성과도 좋아 가끔 질투가 생기기도 했다. ‘내가 그를 시기하나? 내가 타인의 불행을 즐기는 사람이었어?’ 오지랖씨는 괜히 미안해지며 고개를 갸웃했다.

우리는 ‘왜’ 그러는 걸까. 이성적으로는 ‘그러면 안 되지. 그건 편견이니까 버려야 해’라고 말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 일상의 편견과 그릇된 유혹에 행동하거나 생각하는 29가지 현상을 직설적으로 끄집어냈다. 그리고 묻는다. ‘우리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사람들은 재미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소셜 관계'에 열광하면서 페이스북을 한다. 하지만 자신이 페이스북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중독증세를 보인다는 점은 잘 모른다.

저자는 관계의 함정을 말한다. 관계는 일방으로 오래갈 수 없다. 분명 친구는 수천인데, 심지어 친구요청을 수락해 맺은 관계인데 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이는 몇 안된다. 그리고 남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느라 바쁜 나를 발견한다. 뭐지? 외로워지는 순간이다.

나의 이야기에 꾸준히 반응을 보이는 친구가 한둘 있어도 만족스럽지 않다.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된다 생각에서다. 이런 이들이라면 글과 사진을 올리면서 ‘필요 이상의 고민’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높다. 관계가 오히려 고독하게 만들고,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준다. 급기야 ‘페이스북용 나’를 만들기에 이른다.

남의 불행에 갖는 쾌감을 일컫는 독일어 ‘샤덴프로이데’는 샤덴(피해)과 프로이데(기쁨)의 합성어다. 샤덴프로이데 현상도 늘고 있다. 그 뿌리가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일으키는 ‘풍요로운 사회’라고 하니 갈수록 심화할 것이다.

‘월급쟁이 억대연봉 시대라는데',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과거보다 늘어나고 지위가 향상됐다는데’. 이런 전제 앞에 ‘나는 왜 이렇게밖에?’라고 묻는다. 나보다 잘 나가는 이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자기를 괴롭히니, 어느 날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타인의 절망이나 몰락이 내겐 기쁨일 수밖에.

저자는 대머리 남성이라면 무조건 조롱하고, 4가지 혈액형 감옥에 여전히 갇힌 대한민국 사회, 이 사회를 휩쓸고 있는 힐링 콘텐츠의 한계, ‘가족 부양'의 의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버지처럼 늙기 싫어서’ 섹스 대신 야동을 택하는 젊은 층의 심리, 엄청난 공포로 다가온 육아 등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던진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반응하는 게 맞는가?

“각질처럼 굳어 있는 관점을 싹 날려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관점을 제시하고 싶다”는 저자의 생각 끝에 옳고 그름이나 정답은 없다. 저자가 굳이 독자를 '가르치려' 들지 않고 그 현상을 ‘가르키려 했다’고 말하듯 판단과 답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저자가 인용한 에드 디너 교수의 ‘주관적 안녕’은 곱씹을 만하다. 개인적인 성취, 상대평가보다는 자기 일상의 만족과 즐거움을 느끼는 ‘긍정적 정서’가 높을수록 그나마 편견을 극복하고 자신과 타인 모두 덜 고통스럽게 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왜? = 김헌식 지음. 페이퍼로드 펴냄. 211쪽/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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