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이벤트에 쏠린 시장의 눈

월말로 접어들며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한산하다. 시장의 관심은 다시 주요국 통화정책 스탠스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열린 4월 ECB통화정책회의에서는 시장의 예상대로 현행 정책 기조가 유지된 바 있다. 이미 지난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제로수준으로 인하하는 동시에 예치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인하했고, 월간 자산매입 규모(기존 월간 600억 유로에서 800억 유로로 확대)를 확대하는 등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보다 강화된 정책을 발표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정책 시행에 집중하고 그 효과를 지켜볼 필요성이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한다.


한 가지 의미있게 해석되는 부분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드라기 총재가 ECB는 2%라는 물가목표치 달성을 위해 모든 가용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는 발언을 통해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다. 이는 지난 3월 회의 때 스스로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제약하며 정책효과의 반감을 초래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주 후반에 예정된 4월 미 FOMC회의에 대한 경계심리가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3월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현행 0.25~0.50%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4월 베이지북을 통해 최근 경제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이뤄졌으나, 물가상승률의 개선세가 여전히 미진한 가운데 추가적으로 경기모멘텀이 강화되는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3월 고용지표가 지난 2월에 이어 양적인 회복세를 지속했으나, 추가적으로 소진되어야 하는 유휴자원이 많고(경제활동참가율과 실업률 동반 상승), 임금상승 압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 연준은 금리인상에 대해 좀 더 인내심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닫아두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자국 내 경기와 물가 여건을 고려하겠다는 비둘기파적 색채를 띨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연준의 경기 판단이 이전보다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6월 FOMC회의에 대한 경계심리는 현재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달러화의 추가 약세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빠르면 5월 중순, 늦어도 6월 초 금융시장의 스트레스를 높일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 6월 금리인상 확률은 20%대 초반에 머물러 있으며, 시장에서는 여전히 4분기 중 한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지만, 2분기 중 경제지표의 호조세와 더불어 금융시장의 안정적인 흐름이 지속될 경우, 6월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심리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4월 BOJ 금정위(27~28일)에서는 현행 -0.10%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예상과 달리 추가적으로 마이너스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겠으나, 지난 1월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으나,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초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더라도 당장 금리 조정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는 금리정책보다는 양적완화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는데, BOJ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중에서 ETF(상장지수펀드) 매입규모를 최대 7조엔 이상 늘리는 것을 포함해 연간 자산매입 규모를 현행 80~90조엔에서 100조엔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는 일본증시의 하락과 맞물린 엔고 현상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데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종합해보면 금번 FOMC와 BOJ 회의 결과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안도랠리의 연장에 기여하는 쪽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