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 토로한 강봉균 "언론, 양적완화 이해도 떨어져"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정혜윤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JW매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역대 부총리-장관 만찬 간담회에서 역대 부총리 및 장관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2016.4.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판 양적완화’를 구상했던 강봉균 전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이 '언론이 자신이 발표한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격정을 토로했다.

강 전 위원장은 28일 저녁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전직 경제부총리, 장관 만찬 간담회에서 “제가 정책 대결을 할 수 있는 (대책을) 걸 발표해도 TV에서 토론도 한번 제대로 못했다”며 “정책을 설명해도 (언론이) 독자적으로 해석하고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만큼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언론의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한동안 기자들이 전화오면 공부를 경제에 대해서 더 알아보고 물어보라고 말했다”고 했다.

강 전 위원장은 “시청률이 낮다고 언론이 TV토론도 안하고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누가 공감대가 형성되겠나. 언론이라는게 정치논리에 빠져서..”라며 비공개 석상에서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정치권에서 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을 할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전 위원장은 현재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출자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향후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한국은행이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전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산은, 수은 등 정책은행 출자 이외에도 산업금융채권 매입도 가능하면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총선공약으로 제시한 한국판 양적완화와 최근 이슈가 된 ‘선별적 양적완화’가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다만 강 전 장관은 필요재원이 추계됐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봐야 대략적인 윤곽이 잡힌다”며 “가급적 실탄(구조조정 재원)은 많을수록 좋다”고 답변했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강 전 장관과 함께 사공일 전 재무부 장관도 한국판 양적완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JW매리어트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역대 부총리-장관 만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6.4.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다른 전임 부총리들도 의견을 밝혔다. 대체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구조조정 재원이 얼마나 필요하냐는 문제는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이 나와야 알 수 있다”면서 “가용한 재원 내에서 구조조정 범위를 정할 필요가 있어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건전성과 금융안정성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리스크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경환 전 부총리는 “양적완화는 부총리 때도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이라며 “재정만 갖고 기업 구조조정하는데 한계가 있으니 결국 한국은행 역할과 관련되는 것인데 한은법은 (출자 등에)제한적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축소에 조금 힘을 쓸 수 있는 힘을 확보할 수 있느냐 생각했는데 한은 독립성 때문에 진전을 못시켰다”고도 했다.

장병완 전 장관(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전체적으로 국민 설득 잘해야 기업 구조조정이 잘 진행될 것”이라며 “국민 설득하려면 경영진 책임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한국판 양적완화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탄을 확보하는 의미지 돈을 막 푸는 미국식 양적완화와 다르다”며 “어떤 방향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재정, 통화당국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