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수출 빠른 시일 내 회복되기 어렵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경기도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사진제공=뉴스1

한국은행은 29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수출은 장기 구조적 변화가 지속되고 단기 경기적 여건의 개선이 지연되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수출은 2000년 이후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며 경제성장을 이끌었으나 2012년 이후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됐다. 특히 지난해부터 수출 증가율은 단가하락 영향으로 감소세로 전환돼 올해 3월까지 15개월 연속 전년대비 감소했다.

장기 구조적인 수출부진 요인은 △세계교역의 구조적 둔화 △중국의 성장세 감속 및 무역구조 변화 △해외생산 확대 △수출경쟁력 약화 등으로 손꼽혔다.

세계교역탄력성(세계교역물량 증가율/세계 실질GDP 증가율)은 1992~2000년 2.3, 2001~2008년 1.1, 2012~2015년 0.7로 점차 둔화됐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 성장세가 위축된 데다 중국 정부의 가공무역 억제, 산업 자급률 제고로 수입구조가 변화된 것으로 국내 수출을 위축시킨 요인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기업의 해외투자가 빠른 증가세를 나타냈고 제조업의 해외현지생산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휴대폰·자동차는 2012년 이후 해외생산 비중이 크게 늘었다.

반도체, 무선기기, 디스플레이패널 등 주력 수출품들이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것도 수출 부진의 원인이다.

단기적인 수출부진 요인은 △세계경기둔화 지속 △국제유가 하락 △엔화·유로화 약세 등이 지목됐다.

보고서는 “유가하락은 원유와 직접 관련성이 없는 품목의 수출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예컨데 저유가 지속으로 해양 플랜트 수요가 감소했고 이로 인해 선주들이 고가선박 인도를 연기하거나 중동이나 독립국가연합(CIS) 등 주요 원유수출국 자동차 수출도 감소했다.

일본과 EU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 및 유로화 약세는 우리나라 수출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켜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그 영향은 제한적으로 파악됐다.

지역별 수출은 중국의 경우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됐고, 일본도 대중국경쟁력 약화로 점유율이 2012년 이후 하락세다. 유로지역은 2012년 이후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감소세가 확대됐으나 2015년 들어 상승세로 전환됐다. 대미수출은 여타 지역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수출 빠른 시일 내 회복되기 어렵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해외생산 확대, 중국 기술격차 축소, 세계경기 둔화 등 복합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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