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노조 “국책은행 부실 정부 책임…양적완화 어불성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한국은행 노조가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한은 노조는 29일 낸 성명서에서 “정부가 한국은행 발권력을 동원해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하라는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는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라며 “관치금융을 양적완화로 포장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특정 부문 지원을 돈을 찍어서 재정을 메꾸겠다는 것은 21세기에는 짐바브웨에서나 있었던 일”이라며 “정부가 주장하는 것은 구제금융을 돈을 찍어서 하겠다는 것으로, 한마디로 양적완화가 아닌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부실이 된 조선사는 국책은행이 대주주로 10년을 넘게 경영했기 때문에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할 일”이라며 “국가채무 증가에 따른 비난을 피하기 위해 발권력을 동원하려는 것은 지극히 전근대적인 발상이자 책임을 회피하려는 저열한 꼼수”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이제라도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죄하고 양적완화라는 어설픈 말장난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말라”며 “국채발행 등을 통해 순리대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재정적자가 불량식품이라면 발권력 동원은 그 끝이 반드시 죽음에 이르는 마약”이라며 “교초를 남발한 몽골, 당백전을 발행한 조선, 돈을 찍어 배상금을 내었던 독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하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노조는 “중앙은행이 정부로부터 독립되어 있는 것은 바로 정부의 작금과 같은 시도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국가경제의 발전, 그 이전에 국가의 존립을 지키기 위하여, 정부의 발권력 동원 시도를 끝까지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노조 “국책은행 부실 정부 책임…양적완화 어불성설”

“발권력 동원은 마약, 후대 피해 막심해” 강력히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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