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지분교환으로 '정용진=이마트' '정유경=백화점' 확립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신세계그룹의 후계구도가 정리됐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맡고, 정유경 총괄사장이 백화점을 맡는다.

신세계그룹은 29일 정 부회장과 정 총괄 사장이 각자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시간외 매매를 통해 교환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신세계 주식 72만203주(1523억원)를 정 사장에게 전량 매각했다. 정 사장도 이마트 주식 70만1203주(1287억원)를 정 부회장에게 매도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7.32%(203만9196주)에서 9.83%(274만399주)로 높아졌다. 정 부사장의 신세계 지분도 2.51%(24만7650주)에서 9.83%(96만7853주)로 증가했다.

이번 지분 교환을 통해 '정용진은 이마트, 정유경은 신세계백화점'을 책임지는 구도가 확립됐다.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밝힌 그룹 책임경영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하고, 정유경 부사장을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으로 승진시켜 후계 구도의 변화가 감지됐다. 재계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정용진·유경 남매가 안착할 기반을 마련한데 이어 이번 지분 교환으로 후계구도를 사실상 완성한 것으로 분석했다.

남매가 이마트와 백화점 각자 책임경영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시작됐다는 시각도 있다. 이명희 회장이 정용진·유경 남매에게 그룹의 주축을 이루는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에 대한 중책을 맡겨 동등한 경쟁 기회를 주고, 실적에 따라 그룹 전체를 최종적으로 통괄케 하는 구상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정 부회장은 최근 이마트가 주력하는 온라인부문과 자체 식품 브랜드 피코크, 복합쇼핑몰 하남 유니온스퀘어 사업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면세점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에 주력할 방침이다. 신세계는 5월 오픈예정인 시내면세점 등을 운영하는 신세계DF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