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헬기 관광’으로 에베레스트 눈사태 발생 우려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건희 기자

지난해 4월 네팔 지진으로 인해 눈사태가 일어난 에베레스트산 베이스캠프의 모습. 네팔 관리들은 28일 헬기 관광으로 인해 눈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AFPBBNews=뉴스1

네팔 헬리콥터 회사들이 제공하는 무분별한 에베레스트산 관광이 안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네팔 관리들이 우려했다.

영국 BBC는 28일(현지시간) 네팔 당국이 “승인 없이 벌어지는 에베레스트산(네팔어 '사가르마타') 헬기 관광으로 인해 눈사태 발생이 우려된다”고 밝힌 내용을 보도했다.

등반가의 등산을 돕는 셰르파들은 헬기의 진동으로 인해 눈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셰르파 파상 카지는 "쿰부 빙하를 넘어 이뤄지는 헬기 관광이 우리의 등반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헬기 날개 회전에 따른 진동이 빙하나 눈더미에 균열을 일으켜 눈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팔은 현재 베이스캠프가 설치되는 해발 5364m 이상 지역에 대해서는 헬기 관광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헬기 회사들은 합법적인 승인을 받아 쿰부 빙하 정도의 상공으로만 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베레스트산에서는 지난 2년간 잦은 재난 발생으로 단 한 건의 등반도 이뤄지지 못했다. 2014년에는 제1캠프로 돌아오던 셰르파 16명이 빙하 붕괴로 사망했으며 지난해에도 지진에 따른 대규모 눈사태로 등산객 18명이 목숨을 잃었다.

BBC가 헬기 관광의 위험성을 취재하는 것이 알려지자 네팔 민항당국(CAAN)은 헬기 회사들에 베이스캠프보다 높은 곳으로 헬기 관광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통지문을 보냈다. 라잔 포크렐 CAAN 부국장은 베이스캠프보다 더 높은 지역에 대해서는 비상시 구조를 위한 비행만 허용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소식통들은 여전히 베이스캠프보다 높은 지역에서 헬기 관광이 자주 이뤄지고 있다고 BBC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