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구조조정, 할거면 확실히"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취약 업종 구조조정에 대해 "할 거면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30일 오전 경기 여주시 하거동 남여주골프클럽에서 열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단체장 골프회동에 참석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내수 활성화 차원에서 상징적으로 열렸다.


박 회장은 “지금은 두 업종(조선과 해운)이 워낙 안 좋아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다른 산업들도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며 “이제는 기다린다고 좋아지는 상황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어 “각각 기업마다 사정이 달라 개별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구조조정은 하려면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고통은 사회적 합의로 감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회장은 "한발 빠른 개혁일수록 더 큰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조직 내 공감대(컨센서스) 등을 바탕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밝혔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우리나라 구조 개혁의 골든 타임은 앞으로 '3년'으로 진단했다. 박 회장은 "경제활성화 법안 통과와 진행 중인 구조조정 등을 감안할 때 향후 3년이 중요하다"며 "다행히 중국, 일본, 유럽 등 다른 나라들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아직 우리나라에 기회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또 박 회장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대통령의 촉박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정치권에서 (경제이슈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정부가 검토하겠다는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통화확대)’에 대해서도 “정부도 다급하니까 그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겠나”라고 언급했다.

박 회장은 전날 공작기계사업부 매각을 완료한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을 안 한다”고 자신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공작기계사업부를 총 1조1308억원에 매각하고 전날 인수대금 1조500억원을 받았다. 나머지 800여억원은 순차입금 형태로 인수자에게 이전된다.

박 회장은 “기업의 성장과정이 다 부침이 있는 게 아니냐”며 “(최근 두산인프라코어의 어려움도) 이런 과정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전날 서울 시내면세점 4개 등 전국적으로 6개의 면세점을 추가 설치키로 한데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부가 면세점을 사실상 신고제로 바꾸면서 문을 닫을 판이던 SK, 롯데 등은 기회를 잡았지만 기껏 어렵게 신규 면세점 특허를 따냈던 두산, HDC신라(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 합작사) 등은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게 됐다.

박 회장은 정부의 면세점 확대 조치에 대해서는 “(정부도) 생각이 있겠지”라고만 답했다.

박 회장은 이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등과 함께 골프를 친 후 여주 세종대왕릉을 방문하고 인근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행사에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장, 김정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등과 관계기관 임직원들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