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기 조아제약 회장, 약사들과 '메디컬센터' 갈등 2R

조원기 조아제약 (1,617원 ▼8 -0.49%) 회장(사진)이 약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경북 상주시 메디컬센터 건립을 강행해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달 29일 상주시 남성동에 자신이 40억여원을 들여 건설한 메디컬센터 준공식을 개최했다.


메디컬센터는 1577㎡ 대지에 4층 규모로, 연 면적 2500㎡로 지어졌다. 조 회장은 분양과 임대를 병행해 병원과 약국을 입점 시킬 목적으로 입주 업체를 물색 중이다.

지난해부터 조 회장이 추진한 메디컬센터 건립은 상주시 약사회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중견 제약사 회장이 지역 약국 상권을 위협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상주시 약국은 모두 40개 안팎으로 지역 약사들은 메디컬센터가 대형 약국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약사가 아닌 일반인이 수익을 목적으로 약국을 소유하고 약사를 고용하는 대형 법인약국으로 가기 위한 단계로 보고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상주시 한 약사는 "쉽게 말해 대형마트가 동네 구멍가게와 재래시장을 잠식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법인약국 문제는 들불처럼 번져 전국 약사회가 조아제약을 성토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10월 조 회장의 차남 조성배 조아제약 대표가 법인약국을 부정하는 발표를 하면서 조 회장과 약사들의 갈등은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6개월 만에 메디컬센터 준공식을 갖고 입주 업체 모집에 나서면서 지역 약사회는 다시 격앙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메디컬센터에는 현재 1개 전문 병원 입점이 예정된 상태로 약국은 유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준공식에 참석했던 상주시 약사회 소속 약사는 "현장에서 조 회장과 면담을 가졌는데 법인약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며 "그러나 중견제약사 회장이 지역 약국 반대에도 불구하고 분양사업을 강행한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주시 약사회는 조 회장에게 지역 약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메디컬센터 내 약국을 유치할 때 상주시 약사들에게 우선권을 줄 것을 요구했다.

이 관계자는 "조아제약이 계열인 메디팜을 두고 전국 단위 약국 체인을 운영 중이어서 약국 경영 노하우가 상당하다"며 "진행 추이를 보면서 대한약사회 차원의 대응을 요구할지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약사회는 조 회장이 상주시 약국 수익성이 전국 평균을 웃돌아 분양수익이 높을 것으로 보고 메디컬센터 건립을 밀어붙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13년 시·군·구별 급여형태별 요양급여 실적을 보면 약국당 전국 평균 요양급여 실적은 4억400만원인 반면 상주시는 5억5700만원이었다.

이에 대해 한 약국 약사는 "지역 약국 요양급여 실적과 약국 분양가 내지 임대료가 연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아제약은 조원기 회장 개인의 의사결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조아제약 관계자는 "메디컬센터 건립과 분양 등에 관한 모든 사안은 조 회장이 한 것으로 회사가 관계된 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