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여직원에 성희롱...악성민원 뿌리뽑는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민원인 A씨는 업무와 무관하게 B보험 콜센터에 전화해 여성상담원에게 ‘○○해봤어?’, ‘○○좀 줘’라고 말하는 등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발언을 하고 전화를 끊는 방법으로 여성상담원들을 괴롭히고 상담업무를 방해했다. 이로 인해 피해 상담원은 정신적 충격을 받아 정신과 치료 및 상담을 받아야 했다.

도를 넘는 악성민원인들로 인해 금융회사와 금융감독원 민원담당자 직원들의 피해가 심각해 지자 금감원이 악성금융민원에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최근 국회에서도 금융권의 고객 응대 직원 보호를 의무화한 5개 법률이 공포돼 6월 말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29일 악성민원을 공정하게 선정하기 위한 '특별민원 심의위원회'를 발족하고 위원 위촉식 행사를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특별민원 심의위원에는 금감원 내부위원(4명) 외에 소비자단체, 법조계, 학계 등 6명의 외부 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외부 위원이 위원장을 맡아 악성민원 선정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김수일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위촉식 행사에서 "악성민원 선정은 민원을 편하게 처리하거나 소홀히 하자는 취지가 아니며, 선의의 다수 소비자 권익을 지켜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민원 심의위원에서 불법·부당한 민원사례를 엄정하게 선별함으로써 정당한 민원 처리에 직원들이 업무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9일 열린 제1차 정례회의에서는 특별민원 심의위원회 운영규정 제정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앞으로 악성민원과 관련한 주요 정책 수립, 위원회 운영규정 제·개정, 악성민원의 합리적 해결을 위한 대안제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는 매월 1회 개최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성희롱, 욕설·폭언, 업무방해 등을 일삼는 악성민원인에 대해서는 고소·고발 등을 통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민원인의 권익과 함께 감정노동자의 정당한 인권도 보호돼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떼법’은 통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