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자본확충TF, 4일 첫 가동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뉴스1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대비한 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을 놓고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가 4일 출범한다.

1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자본확충 TF'는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4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첫 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기재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관계자가 참석해 국책은행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이 분야 여신이 많은 산은·수은은 자산건전성 약화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정부는 국책은행 지원책으로 재정투입 대신 한은 발권력 동원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한은은 정부 입장에 부정적이다. 자본확충 TF는 정부와 한은 간 엇갈린 입장을 집중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재정투입에 따른 실효성을 우려하고 있다. 당장 산은·수은 증자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거론되지만 국회 통과가 필요해 당장 실행하기 어려운 방안으로 보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추경을 하려면 구조조정때문에 대량실업이 발생하거나 경기가 특별히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국회에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그렇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신 정부는 한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차질없이 추진하려면 국책은행의 지원여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해 놓을 필요가 있다"며 '선별적 양적완화론'을 제기했다.

산은·수은에 대한 한은 출자를 시사한 것이다. 현행법상 한은은 수은에 대해 출자가 가능하고, 산은 출자는 산은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다.

한은은 발권력 동원에 반대 입장이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달 29일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면 기본적으로 재정 역할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다만 같은 날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한은의 발권력 동원에 대해 "논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섣부른 결론을 내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본확충 TF에서는 우선 수은 자본확충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보다 수은의 자본확충이 시급하고 법 개정없이 한은의 발권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