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담보·보증 요구말라" 금감원, 이달 5개 은행 현장검사

금융감독원이 이달 중으로 5개 은행을 대상으로 대출 고객에게 과도한 담보나 보증을 요구했는지 현장검사를 실시한다. 이는 지난해 진웅섭 금감원장(사진)이 '금융회사의 우월적 지위 남용 행위 근절'을 주문한 뒤 이뤄지는 첫 검사다. 은행의 대표적인 '갑질'로 꼽히는 광범위한 담보와 연대보증이 집중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에 대해 담보 및 보증업무 적정성에 대한 현장검사 일정을 통보했다.


우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검사를 받고,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16일부터 20일까지, 기업은행은 이달 말쯤 순차적으로 금감원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포괄근담보와 한정근담보 등 은행의 과도한 담보 요구 행위에 대해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포괄근담보란 채무, 카드, 보증, 어음 등 은행거래관계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채무를 담보하는 근저당이다. 예컨대 아파트담보대출을 받으면서 포괄근담보를 설정했다면 해당 대출을 상환했어도 다른 보증이나 카드 빚 등으로 아파트가 압류를 당할 수 있다. 한정근담보는 여신 종류에 따라 담보범위가 제한되지만 은행이 고객에게 불리하도록 편법 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2년부터 은행은 개인 대출자에게 신규 대출을 하거나 만기 연장시 포괄근담보를 요구할 수 없지만 그 이전에 나간 대출에 대해서는 여전히 포괄근담보가 유지돼 논란이 제기됐다. 또 한정근담보를 이용한 과도한 담보 요구 사례도 종종 발생했다.


아울러 연대보증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2008년부터 폐지됐으나 기존 대출을 연장할 때는 여전히 유효하다. 연대보증이란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줄 때 원래 채무자가 갚지 못할 경우 이 빚을 대신 갚을 제3자를 미리 정해놓는 제도로 포괄근담보와 함께 은행의 대표적인 '갑질'로 꼽혔다.

은행이 금융소비자에게 포괄근담보나 연대보증 등을 요구하는 방법으로 과도한 부담을 요구하자 지난해 진 원장이 '금융회사의 우월적 지위 남용' 근절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에 은행들은 지난해말부터 자체적으로 포괄근저당이 설정된 기존 대출을 일반대출로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한편 만기연장하는 대출에 대해 연대보증을 요구하지 않는 식으로 제도를 개선해 왔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 현장검사 이전에 대부분의 은행들이 자체 실태 점검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에 금감원 검사는 자체검사 결과에 대한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