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금융권 보이스피싱 대책 후 "22억 피해 막았다"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금융감독원입니다. 개인정보를 도용 당했으니 통장에 있는 돈을 모두 인출 하세요" 청천벽력같은 안내에 A씨(72)는 서둘러 은행으로 향했다. 잔고 7000만원을 모두 인출해 달라는 주문에 은행원은 보이스피싱임을 직감,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에게 "내 돈 찾는데 왜 그러느냐"라고 항의했다. 10분이 넘는 설득 끝에 A씨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할 뻔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경찰청과 금융감독원, 금융권 등이 전화금융사기, 일명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공동대응에 나선 이후 한달반동안 피해금액 20여억원의 인출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과 금융감독원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112 신고 및 현장예방·검거 체계' 구축 이후 지난달 말까지 45일동안 89건, 22억원의 인출을 차단하고 인출책 15명을 검거했다고 3일 밝혔다.

112신고 및 현장예방·검거 체계는 일정 금액 이상 현금 인출 고객에 대해 예방진단표를 활용, 범죄 의심사례에 대해 은행원이 신고하도록 한 조치다. 출동 경찰은 현장 상황을 파악해, 현금인출을 중단토록 하고 사기범 검거에 착수한다.

그 결과 금융기관 혹은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252건(3월)에서 159건(4월)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월별 피해액수도 159억원에서 10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 발생건수는 1252건에서 683건으로 감소했다.

경찰은 "112신고 및 현장예방·검거' 체계 중간 점검 결과 노인 대상 보이스피싱 예방과 인출책 검거에 효과가 있었다"며 "금융권과의 공조체계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기관이나 금감원에서 현금 인출을 요구하거나, 낮은 이자 대출을 미끼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경우 100% 보이스피싱"이라며 "아르바이트 모집광고 등으로 인출책이 되면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