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 '빅베스' 검토…2020년 부실채권 1%이하로 낮춘다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이 3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취임 1주년을 기념해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제공=NH농협금융

조선업과 해운업의 부실로 직격탄을 맞은 NH농협금융지주가 2020년까지 고정이하여신비율을 1%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이를 위해 조선업과 해운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빅베스)도 검토하고 있다.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은 3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취임 1주년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약산업 부실채권으로 2분기와 3분기 순이익도 장담하지 못한다"며 "적자가 나든 수익이 덜 나든 한번은 빅베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은 2020년까지 고정이하여신을 1%이하로 낮춰 업계 선두권 클린뱅크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과 해운업의 부실로 1분기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08%이기 때문에 고정이하여신을 대폭 낮추기 위해서는 부실채권 정리가 필요하다. 부실채권은 조선업과 해운업 등 취약산업에 집중돼 있다.

김 회장은 "취약산업 부실로 대손충당금이 늘어났고 순이익이 좋지 않았다"며 "현재 최저비율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으나 한번은 빅베스를 해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조선업과 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으로 지난해보다 35% 감소했다.

빅베스에 대해 단일 주주인 농협중앙회의 공감도 어느 정도 얻었다. 지난달 농협중앙회 이사회에서 NH농협금융은 부실채권 규모에 대해 설명했고 일부 이사들이 빅베스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기한 것이다. NH농협금융과 계열사로부터 배당과 명칭사용료를 받아야 하는 농협중앙회에서 빅베스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빅베스를 단행하면 이익이 줄어들어 명칭사용료와 배당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대기업 여신이 정리되면 신규 취급은 어려울 것"이라며 "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고 미래 성장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NH농협금융은 부실여신 관리를 강화하고 충당금적립률도 높일 계획이다. 지주 차원의 산업분석 기능을 강화해 고위험업종 쏠림 현상이 재발하는 것을 차단하고 감리역량을 높이고 기업여신 관리체계를 정비한다. 특히 향후 2년내 부실화될 수 있는 여신을 전수 조사하는 작업을 지난 2월말 완료해 앞으로 이를 선제적으로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외형성장에서 벗어나 질적성장과 내실경영을 기한다는 전략이다. 경영관리도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손익 중심으로 바꾼다. 점포 50개와 자동화기기 300개 이상을 감축하는 등 조직·인력 운용도 개선한다.

NH농협금융은 글로벌 진출과 핀테크 육성도 강화한다. 조만간 농협캐피탈이 공소그룹 융자리스회사 증자에 참여할 예정이고 농협손보는 공소그룹과 손해보험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농협캐피탈-LS엠트론 합작 미국 현지법인은 12월 설립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공소그룹과 협력하는 인터넷 소액대출 회사와 소비금융 회사도 곧 가시화될 것"이라며 "7월에는 모든 계열사 상품과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올원뱅크'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NH농협금융은 성과주의 문화 도입에서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성과주의로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농협은행도 조만간 성과주의를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