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서 소외되는 A등급..."지원책 필요"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기업 구조조정이 시작되자 회사채 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시장에서는 투자 안정도가 낮고 투자 혜택도 없는 A급 회사채 시장을 살리기 위해 A급 회사채를 위주로 하는 펀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AA-와 A+급 회사채 금리 격차 벌어져=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AA-등급과 A+등급과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연초 40bp(1bp=0.01%)에서 55bp로 벌어졌다. 안정도가 높은 회사채 AA-등급에 수요가 몰리면서 AA-의 금리는 연초 대비 14bp 떨어진 반면(채권 가격 상승) A+금리는 1bp 상승한 탓이다.

발행시장에서는 일부 재무등급이 우량한 A급 회사채에 돈이 몰리기도 했지만 유통시장에서는 여전히 AA-와 A+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비우량 채권을 BBB+이하로 여겼지만 2012년, 2013년에 웅진·동양·STX 사태가 일어나면서 A등급까지 비우량 채권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영향이 금융권에 미칠 영향과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적극적인 회사채 매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구조조정과 부실기업 평가에 대한 윤곽이 나오기 전까지는 AA등급과 A등급 간의 스프레드와 발행 및 유통 시장의 흐름은 차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BBB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수요로 오히려 선전=반면 등급이 더 낮은 BBB등급은 오히려 수요가 견조하다. 2조3400억원을 웃도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가 탄탄한 수요처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투기등급(BBB+ 이하) 채권을 45% 이상 담으면 공모주의 10%를 우선배정 받을 수 있다.

지난달 말 발행한 AJ네트웍스(BBB+)는 수요예측에서 선전하면서 모집총액을 기존 400억원에서 550억원으로 늘렸다. 반면 AJ렌터카(A-)는 소량 미매각이 발생했다. 이 외에도 BBB+인 아주산업은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반면 한솔홀딩스(A-)는 120억원, 지에스이앤알(A+)은 800억원이 미매각된 바 있다.

A급 회사채가 시장에서 소외되자 금융당국은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에 A급 회사채를 포함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A급 회사채 투자를 위주로 하는 펀드를 활성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예를 들어 증권금융 같은 유관 기관이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그 자금을 기반으로 A급 위주의 회사채, 여전채를 운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