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달러당 '105엔대'… 1년반 만에 제자리로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일본 엔화가치가 달러당 105엔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일본은행(BOJ)의 추가 부양책 실시 유보 이후 펼쳐진 실망감 속에 해외 투자자들의 엔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엔화가치는 1년반 만에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3일 오후 2시 43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는 전장대비 0.45% 떨어진 105.93엔에 거래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엔/달러는 장중 한때 105.91엔까지 하락했다. 2014년 10월 중순 이후 약 1년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엔화가치 절상).

앞서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한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현재의 급속한 엔고는 일본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투기적 엔고매수를 견제하는 발언을 내놨다. 이에 따라 이날 새벽까지 엔/달러 환율은 106엔 중반대에서 움직임을 보였지만 다시 엔매수세가 강해지며 결국 105엔대로 떨어졌다.

엔고가 계속되면서 일본기업들의 실적 타격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동차 제조업체 토요타, 중장비업체 코마츠를 비롯해 일본 주요 수출업체 25곳의 올해 회계연도(2016 4월~2017년 3월) 영업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1조1400억엔(12조 1948억엔)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는 엔/달러 기준을 110엔으로 잡은 추계로 현 수준이 이어지면 손실액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니혼게이자이는 엔/달러가 106엔시 1조6300억엔, 105엔시 1조7500억엔의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미 일부 일본 기업들은 올해 엔/달러 전망치를 일찌감치 105엔으로 내려잡았다. 토요타 주요 계열사들이 대표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닌텐도, 세이코엡손, 미쓰비시전기, 화낙 등도 올해 회계연도까지 엔/달러가 105엔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화, 달러당 '105엔대'… 1년반 만에 제자리로

(상보)BOJ 통화정책 유지 이후 해외 엔매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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