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뜨거운 디저트 시장…최고 인기 디저트는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매그놀리아 매장 전경. 뉴욕 컵케이크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백화점

2013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 한 켠에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는 이색적인 광경이 연출됐다. 기다려서 사갈 정도로 인기를 끈 제품은 일본 디저트 브랜드인 '몽슈슈'의 도지마 롤케이크. 그나마도 매일 오후 2시께면 제품이 소진돼 빈 손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다수였다.


2013년 8월 몽슈슈 국내 상륙을 계기로 시작된 유례없는 디저트 열풍이 해를 바꿔가며 이어지고 있다. 디저트 열풍을 불황에 따른 반짝 유행으로 치부했던 이들도 디저트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디저트 열풍은 2014년 절정에 달했다. 건국 이래 디저트 열풍이 가장 뜨거웠던 해로 일컬어질 정도다. 주요 백화점이 해외 유명 디저트를 소개하기 위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고, 때로는 '최초 입점' 타이틀을 두고 다투는 등 끊임없는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디저트 열풍이 시작된지 몇년째지만 인기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했는데도 입안의 '작은 사치'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디저트는 백화점 식품관 핵심 MD(매장구성)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올초 지하 식품관 내 냉장반찬코너와 젓갈 매장을 줄여 역대 최대 디저트 구역을 만들었다. 면적만 2350㎡(700여평), 브랜드는 38개다. 매출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 올 들어 4월까지 전년대비 6.8% 신장했다.


인기 디저트 입점여부가 유통점포의 오픈 초기 매출을 좌우한다는 것은 이제 정설이 됐다. 최초 입점경쟁도 여전해 지난해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뉴욕 컵케이크로 유명한 '매그놀리아'와 '조앤더쥬스'를, 롯데백화점은 올초 프랑스 디저트 브랜드 '위고에빅토르'와 도쿄 치즈타르트 브랜드 '베이크'를 국내 최초로 입점시켰다.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은 빙그레의 첫 디저트카페 '옐로우카페'를 유치했다.

디저트 열풍은 여전하지만, 해가 바뀐 만큼 화제의 중심에 선 디저트들은 조금씩 바뀌었다.

2014년 디저트 창업 열풍의 주역이었던 벌꿀칩 아이스크림과 마카롱 아이스크림, 질소 아이스크림들은 자취를 감췄고, 빈 자리를 티라미수 전문점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가게들이 채웠다. 대만에서 건너와 큰 인기를 누렸던 망고 음료나 빙수도, 최근에는 딸기나 자몽으로 주 재료를 달리하는 분위기다.

다만 디저트 열풍의 원조인 몽슈슈 등 해외 유명 베이커리 제품들은 오랜 명성만큼 매출이 꾸준하다. 지난달 현대백화점 판교점 디저트 브랜드 매출 5위 안에는 매그놀리아 베이커리와 몽슈슈가 이름을 올렸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도 올 들어 인기 5위에 몽슈슈, 베이크 등이 들었다.

트렌드에 민감한 홍대 거리에서는 여름을 맞아 가성비 좋은 테이크아웃 음료, 아이스크림 등이 인기다. 홍대 줄 서는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키스더티라미수'는 이 인기를 바탕으로 롯데백화점이 선보인 미니백화점 '엘큐브' 1층과 롯데백화점 지하 식품관에 진출했다. 2000원대 과일쥬스로 유명한 '쥬시'와 백종원이 선보인 테이크아웃 '빽다방' 역시 흥행몰이 중이다.

디저트 열풍이 찻잔 속 태풍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 챈 식음료업계도 디저트시장에 속속 진출했다. 해태제과가 선보인 카페 '해태로'는 수제 허니버터칩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으로, 빙그레 '옐로우카페'는 바나나맛 트렌드의 선두주자답게 바나나 아이스크림·쉐이크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옐로우카페는 일평균 250만원 매출을 달성,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카페 14곳 중 매출 1위다.

홍정란 현대백화점 식품사업부장(상무)은 "SNS로 맛집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디저트를 찾는 고객이 5년 사이에 2배 가까이 늘었다"며 "디저트는 온라인 주문이 어려워 고객들을 매장으로 끌어오는 역할을 하는만큼 갈수록 백화점 등 유통업체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