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속 치솟는 경매인기…서울아파트 낙찰가 급등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덩달아 아파트 경매 인기도 뛰고 있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감정가에 근접했고 경매에 처음 나온 물건이 낙찰되는 일도 종종 목격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7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92.2%로 전달보다 1.6%포인트 올랐다.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96.3%로 전달대비 5.1%포인트 상승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전세난 등의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며 "경매 물건이 부족한 상황에서 알짜 물건에 사람들이 몰려 낙찰가율이 높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서울의 경우 낙찰 건수가 줄었음에도 낙찰가율이 올랐다"며 "경매에 처음 나온 물건이 유찰 없이 바로 낙찰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실수요자들의 관심은 증가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공인중개업소라는 것을 알면서도 주변지역에 경매로 나온 물건이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며 "전셋집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경매를 통해 집을 마련하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건 분석이 중요하다고 기본적인 조언은 해주지만 절차가 복잡해 권유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경매가 임차인들 사이에서 전세난 해결책으로 인식되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경기 둔화, 전·월세 부담 등으로 경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며 "특히 실거주자들이 소형 아파트에 몰리면서 낙찰가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매를 통해 집을 마련하는 수요가 있어 크게 급등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분위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저금리로 인해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 역시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경매 시장에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전세 매물 부족 등이 경매시장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의 경우 높아진 낙찰가율로 실익이 적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함영진 센터장은 "지난해까지 이어진 주택가격 상승으로 감정가가 높아졌다"며 "낙찰가율도 상승해 예전과 같이 저렴한 입찰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그동안 감정가가 상당히 높아져 경매로 복잡하게 집을 마련할 이유도 사라졌다"며 "감정가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경매에 나설 경우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