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박준영에 공천헌금 준 혐의로 측근 기소

(서울=뉴스1) 류보람 기자 =


검찰이 박준영 국민의당 당선인에게 수억원대의 공천헌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신민당 사무총장 김모씨(64)를 4일 기소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강정석)는 박 당선인과 부인 최모씨(66) 등에게 세 차례에 걸쳐 모두 3억6000만원의 돈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로 김씨를 이날 오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박 당선인의 선거사무소 관계자 정모씨(58)와 최모씨(53)에 대해 같은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씨는 선거자금을 법에 어긋나게 쓴 혐의를, 최씨는 박 당선인에게 금품이 전달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당선인이 국민의당에 합류하기 전인 신민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시절, 같은 당 당직자 등으로부터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의혹에 대해 수사해 왔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전남 무안군의 박 당선인 사무실에 수사관 등을 보내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으며, 김씨를 같은 날 경기 평택시 자택에서 긴급체포했다.

김씨의 구속기간은 같은 달 26일까지였지만 검찰은 박 당선인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22일 법원에 연장신청을 했다. 검찰은 5일로 연장된 김씨의 구속기한을 하루 앞두고 기소를 결정했다.

지난달 24일에는 박 당선인의 선거사무실 회계책임자인 김모씨(51)가 선거운동 관련 금품을 법에 어긋나게 지출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검찰은 연장된 김씨의 구속기간인 10일 이전에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회계책임자인 김씨가 부적절하게 사용한 선거자금이 박 당선인이 받았다는 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달 2일에는 박 당선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7시간 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고,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부인 최씨도 불러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검찰 조사에서 두 사람은 김씨로부터 봉투를 받았지만 안에 돈이 든 사실은 알지 못했으며, 선거사무소 쪽에 건네준 이후의 용처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박 당선인 부부를 재소환하거나 앞서 구속된 김씨 등과 대질조사하는 등의 보강수사를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연휴 기간 다른 참고인과 피의자 등을 소환해 박 당선인의 혐의를 입증하는 진술을 받아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금품이 오고간 시기는 박 당선인이 국민의당에 입당하기 전으로, 전달한 방식은 현금으로 3번에 나눠서 주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3선 전남도지사 출신인 박 당선인은 지난 1월 신민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시절 김민석 전 의원의 원외 민주당과 통합해 공동대표를 지냈다.

이후 3월14일 국민의당에 입당했으며, 4·13 총선에 국민의당 후보로 전남 영암·무안·신안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검찰은 20대 국회 개원 전 박 당선인의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선거사무장·선거사무소의 회계책임자 또는 후보자의 직계존비속, 배우자 등이 선거법 위반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형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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