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내고 봐야 진짜팬?" '입장수입'으로 본 인기구단은…

지난해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승리한 두 ㅣ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지난해 가장 높은 입장권 수입을 올린 프로야구 구단은 두산 베이스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구 인기 구단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는 각각 4위와 8위를 기록, 부진을 면치 못했다.


4일 국내 10개 프로야구단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두산은 총 114억의 입장 수입을 올려 전체 구단 중 1위를 차지했다. 두산과 함께 잠실 야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한지붕 두가족' LG 트윈스가 98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한화 이글스(76억원), 삼성 라이온스(68억원), KIA 타이거즈(59억원), SK 와이번스(64억원), KT 위즈(59억원), 롯데 자이언츠(56억원), 넥센 히어로즈(53억원), NC 다이노스(4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참여하는 등 장기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두산이 2만5000여석 규모의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입장 수익 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입장권 수입은 홈팀과 원정팀이 72 대 28 비율로 나눈다. 충성도 높은 팬들이 홈 경기를 중심으로 야구장을 찾을수록 구단의 입장 수입은 올라간다.

또한 지난해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1위를 기록한 것도 높은 입장권 수입에 기여했다. 정규시즌에서 99억여원의 입장 수입을 올린 두산은 한국시리즈를 우승하면서 추가로 15억원의 입장 수익을 올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등에 따르면, 포스트시즌 입장권 수입 중 48%를 비용 등의 명목으로 KBO가 취하고, 20%를 정규리그 1위 팀이 챙긴다.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남은 금액 중 50%를, 2위 팀이 25%를, 3위 팀이 15%, 4위 팀이 10%를 갖는다. 5위 팀은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참여하지만, 별도의 입장권 수입을 받지 못한다.

한화 이글스 지난해 마지막 홈경기를 18:6 대승으로 장식한 후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화는 1만3000여석의 대전구장을 사용하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입장권 수입 순위에서 3위를 기록했다. 한화팬들이 홈구장은 물론, 잠실과 문학 등 수도권의 규모있는 구장을 찾으면서 입장 수입의 '28%'인 원정팀 몫으로도 상당한 수입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화는 지난해 김성근 감독 부임 후 끈질긴 승부와 수차례 역전극을 펼치면서, 일명 '마리한화'라 불리며 야구붐을 일으켰다.


반면, 전국구 인기 구단으로 알려진 삼성과 롯데의 입장권 수익은 각각 68억과 56억원을 기록, 각각 4위와 8위에 머물렀다. 특히 삼성은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도 삼성라이온즈파크 신축 전 좁은 구장의 한계로 인해 입장 수입 4위에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구도'(球都) 부산을 연고지로 둔 롯데는 연이은 성적 하락과 2014년 구단의 폐쇄회로TV(CCTV) 사태 등으로 과거에 비해 상당수의 팬들이 야구장을 찾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창원에 NC가 새롭게 둥지를 틀면서 경남 야구팬 일부가 분산된 것도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