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은행장 “충당금 더 쌓고 구조조정 상황 주시”

조용병 신한은행장(사진 가운데)가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향후 부실기업 구조조정 영향을 고려해 충당금을 더 쌓고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찾은 조 행장은 4일(현지시간) 오전 한국은행 출입기자단 조찬간담회에서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때문에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충당금을 더 쌓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시장원리로 하되 정부 주도로 하고 있는데 해운 쪽을 정부에서 많이 하고 나머지는 은행에서 해왔던 것”이라며 “경제에 민감한 건설업 등은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하고, 1~2차 업종들은 영향을 봐가면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구조조정에 들어간 조선·해운업종 내의 다른 기업에는 유동성이 원활히 공급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기업성공프로그램(CSP)를 통해 이자·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으로 기업 자금순환을 지원하고 있다.

조 행장은 “기업 옥석가리기를 해서 어려운 곳을 살려야 할 때”라며 “프로그램을 통한 상환 구조조정으로 여러 가지를 바꿔줘야 하는 것이 금융기관과 채권단의 공통과제”라고 말했다.

조 행장은 호조세를 보인 올해 1분기 실적과 관련해선 “일회성 요인으로 추세적인 개선세로 보긴 어렵다”면서 “긍정적인 것은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됐고, 수수료 수익이 안 나왔지만 건전성 측면에서 충당금을 많이 쌓으려고 노력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현재 10% 안팎인 해외사업 비중을 2020년까지 20%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19개국에 141개 채널을 운영 중이며 올해 멕시코와 미얀마에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시장도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조 행장은 "5년 사이 해외사업 비중을 20%까지 높이려면 부지런히 노련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조직 구조도 매트릭스 구조로 바꿨고 모든 조직을 글로벌 쪽으로 연관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남아 쪽의 수익성이 괜찮다”며 “사람과 조직을 잘 돌아가게 해주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쓰고 현장을 많이 다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행장은 기준금리가 1.5%로 역대 최저인 상황에서 은행업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은행의 수익성은 안 좋아지고, 산업 구조조정이 남아 있어서 여전이 만만치 않다”며 “작년에 기준금리 인하를 두 번 해서 이자이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계 은행들이 어려운 이유는 자산운영이 한국에 몰려있어서 그런 것”이라며 “후진국, 선진국, 개도국에 모두 가서 골고루 (포트폴리오를) 짜놔야지 리스크가 왔을 때 방어를 한다”고 했다.

조 행장은 한국은행에 지급준비율 인하를 요청한 것에 대해선 “얼마로 낮추는 게 적당하다는 것은 정책적인 것으로 얘기하기 곤란하다”며 “지준율을 낮추면 은행 수익은 좋아지니 간접적인 지원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행장은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직원들이 열심히 하는 것을 바탕으로 은행장으로 최선을 다하고 이걸 끌고 간다는 신념이 있다”며 “지주 전체적인 절차, 주주 입장들도 고려해야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