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이어 '집방' 뜬다... 수혜주는

LG하우시스의 '지아 소리잠' 바닥재 시공 이미지/사진제공=LG하우시스

#높아진 전세가에 고민하던 이모씨(37세·여)는 최근 무리를 해서 서울 외곽에 40평형대 아파트를 사기로 계약했다. 대출을 껴서 사는 집인만큼 이모씨는 품이 들더라도 집 꾸미기는 직접 할 계획이다. 찾아보니 페인트 가구 벽지 등 셀프 인테리어 제품이 생각보다 많이 나와 있어 시간이 날 때마다 관련 사이트와 상품을 찾아 보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 됐다.

이씨처럼 셀프 인테리어, 홈퍼니싱(homefurnishing)에 빠진 사람들이 늘면서 주식시장에서는 관련주 찾기에 부산한 모습이다.


지난해 '냉장고를 부탁해' '집밥 백선생' 등 집에서 집방(밥 해먹는 방송), 쿡방(요리하는 방송) 등이 인기를 끈데 이어 최근 들어서는 '헌집 줄게 새집다오' '내방의 품격' 등 집방(집 꾸미는 방송)이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경기 부진과 무관치 않다.

내수 침체와 집값, 전월세 부담 상승 등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적은 비용으로 외식을 대신하고 집을 꾸미는 것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관련주의 흐름도 지속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집밥, 쿡방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GS리테일 (19,780원 ▲270 +1.38%) BGF리테일 신세계푸드 농심 CJ 등의 음식료 관련 종목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GS리테일은 지난해 5월 3만525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이후 4일 5만3300원으로 마감, 1년새 약 5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명 맛집의 맛을 그대로 재현하는 가정간편식(HMR)의 인기도 이들의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부진 외에도 1인 가구와 노후주택의 증가 등이 홈퍼니싱 관련주의 전망을 밝히는 요인으로 들고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9.0%에서 2015년 26.5%로 3배 가량 늘었다. 2035년에는 34.3%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1인 및 2인 가구는 소비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기에 자신의 기호를 철저히 반영한 제품을 고르는 선택하는 경향이 다른 가구보다 높다. 구매욕이 높다는 것은 꾸준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체 주거용 건축물에서 10년 이상인 주거용 건축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기준 78%에 달한다. 20년 이상은 64%, 30년 이상은 45%다. 적은 비용으로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홈퍼니싱 관련주로 KCC (246,000원 ▲4,500 +1.86%) 한샘 LG하우시스 현대리바트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 대림B&Co 벽산 등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들 종목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샘은 지난달 18일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 5.4% 증가한 4162억원, 2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 4410억원, 340억원을 하회하는 수치다. 이에 한샘은 주가가 약세를 보이며 19만원을 밑돌기도 했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프 인테리어족의 급증, 지난해 분양된 물량의 준공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최근 주가 하락으로 오히려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