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의 역습, 지나친 달러화 약세 전망에 신중하자

최근 달러화 약세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1월말 100p에 육박했던 달러화 지수는 5월 초 93p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달러화 약세가 진행된 이유는 최근 미국 경기회복세가 둔화되면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예상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 투자할 때는 경제상황, 기업이익, 벨류에이션 등의 변수들이 고려된다. 환율 변화도 무시 못한다. 특히 경기 회복속도가 빠르지 않고, 벨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최근 금융시장 환경에서 환율 전망은 특히 중요하다. 환율변화가 금융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언급은 잠시 미루고, 달러화의 방향성을 점검해보자.


먼저, 달러화 지수는 중기적으로 약세 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1960년대 중반부터 달러화 지수는 10년 약세와 6~7년 강세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금번 달러화 강세사이클은 2011년 유럽 재정위기부터 시작되어 6년 차에 들어서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공격적으로 돈을 푼 중앙은행이 미 연준이라는 점도 장기 달러화 강세를 낮추는 요인이다.

그러나 향후 몇 달간에도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갈지는 의문이다. 필자는 미 연준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이처럼 판단하는 이유는 지난해 12월 연준의 금리인상 당시와 비교할 때, 최근 미국 경기상황이 나쁘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실제 고용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소비심리지수도 크게 위축되고 있지 않다. 국채와 물가채 금리간 갭을 활용해 평가한 기대인플레이션 지수도 지난해 12월 수준까지 상승한 상황이다.

또한 그 동안 연준 성명서에서 금리인상의 걸림돌로 평가 받았던 신흥국 경기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경기선행지수와 리커창지수(철도물동량, 전력소비량, 은행 대출 등으로 구성한 중국 경기 지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4월 FOMC 성명서에는 3월 FOMC 문구에 적시되었던 대외경기 하방 압력이 존재한다는 우려가 빠져 있다.

아울러, 비달러화 통화의 자체적인 약세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그 중 Brexit(영국의 EU존 탈퇴) 이슈에 주목해야 한다. EU가 영국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영국이 EU에 탈퇴할 경우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비관세장벽 및 규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Brexit가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영국내에서는 Brexit와 관련된 찬반 의견이 매우 팽팽하다. 이는 6월 23일 Brexit 결정을 위한 국민투표 시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파운드화 약세 요인일 것이다.


이 경우 파운드화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유로화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진행되었던 엔화강세도 과도한 매수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점차 완화될 것이다. 결국 필자는 장기적인 달러화 약세 압력이 존재하나, 단기적으로는 달러화 강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의 의미는 무엇일까? 금융위기 이후 달러화 강세 기간에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위험선호도가 낮아지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섹터의 매력이 높아지며,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증시가 그리고 성장주보다는 가치주에 대한 매력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결국 당분간은 보수적이고 냉정한 시각으로 금융시장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저평가된 우량 가치주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