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불법주정차 年 300만건…'단속시스템' 확 바꾼다

불법주정차 차량 가득한 제2롯데월드 인근 아파트./사진=뉴스1

매년 300만건씩 발생하는 서울시내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처음으로 대대적인 실태 분석에 나섰다. 서울시는 일본에서 시행 중인 지역별 과태료 차등화 방안 등을 연구에 포함해 결과를 본 뒤 단속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불법 주·정차 실태를 총체적으로 파악해 주차관리와 단속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 서울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서울시가 불법 주·정차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손보기 위해 분석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불법 주·정차를 단속해왔지만 이를 연구하거나 검토한 자료가 없었다"며 "지역별 특색을 파악해 어떤 방법이 시민들에게 불편을 덜 주면서도 좋은지 연구하기 위해 용역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서울시내에서 적발된 불법 주·정차는 총 1468만288건이다. 매일 평균 7109건이 단속된 셈이다. 해당 기간 부과된 과태료만 해도 총 5336억3161만원으로 매일 평균 2억5841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부과건수는 강남구가 207만3761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가 127만9771건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보도나 횡단보도, 버스정류소 등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곳에서는 차 안에 운전자가 타고 있더라도 불법 주·정차로 적발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기도 했다.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인근 장미아파트 단지내에 불법주정차 차량이 늘어서있다. 제2롯데월드 인근 도로와 아파트단지는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5.3.5/뉴스1

하지만 여전히 불법 주·정차로 인해 서울시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큰 상황이다. 서울 양천구 주민 김모씨(31)는 "매일 출근할 때마다 역 인근에 택시들이 줄지어 차도를 점령하고 있지만, 단속이 이뤄지는 것은 못 봤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자치구 측에서도 단속인력 한계로 실시간 근절이 어려울 뿐 아니라, 단속을 지능적으로 피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해도 민원을 제기해 애로사항이 많다.


이에 서울시는 보다 근본적으로 단속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불법 주·정차 실태 분석에 나섰다. 단속 실태 분석 뿐 아니라 불법 주·정차의 사회적 손실비용, 시민의식, 국내외 단속체계 사례 등이 연구에 포함됐다.

특히 서울시는 단속체계와 관리시스템을 지역별, 도로별 여건에 맞게 개선하기 위한 검토에 집중키로 했다. 맞춤형 단속을 위해 지역별, 도로별로 불법 주·정차 과태료를 다르게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키로 했다. 서울연구원이 12월까지 진행하는 연구결과를 검토한 뒤 경찰청에 관련법 개정을 건의할 방침이다.

이밖에 △민간위탁 등 단속의 전문성 확보방안 △이면도로 주차여건을 고려한 현실적 단속 방안 △ICT와 사물인터넷, 지능형 CCTV를 활용한 단속 효율화 방안 등도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