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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의 틱, 택, 톡] 노경은 은퇴선언을 보며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6.05.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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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이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역투한후 포효하고있다. /사진= 뉴스1
노경은이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역투한후 포효하고있다. /사진= 뉴스1


지난 10일 두산의 노경은이 만 나이 서른 두 살 나이로 은퇴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많이 놀랐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2016시즌은 정말 잘해보이겠다” 의욕을 밝히던 선수였다. 팀의 제5선발로 출발도 했다. 무엇보다 시즌이 저무는 시점도 아니고 이제 막 시작한 시점 아닌가.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성적 부진이 있었고 2군행 지시가 있었고 트레이드 요청도 해보았고 등등의 뒷 얘기가 전해졌다. 하지만 2003년 두산입단 이후 스포트라이트를 받게된 2012년까지 길고도 고단한 야구여정을 보내온 노경은임을 감안해볼 때, 그리고 2012~13년의 화려함과 2014년부터 다시 시작된 그의 고난을 생각해볼 때 이 시점에서 불거진 은퇴결단을 드러난 이야기들만으로 납득하기는 쉽지않다.

성남고 시절 노경은은 송은범 김대우와 함께 고교야구 빅3로 손꼽혔다. 두산이 1차우선지명으로 그를 영입한 것은 마땅했다. 하지만 입단이후 어깨부상, 병역문제, 팬들과의 인터넷상의 마찰등이 이어지며 험난한 프로생활을 보내야했다. 고교최대어는 유망주로, 만년 유망주로 시나브로 잊혀져갔다. 그렇게 힘든 시절조차 이겨냈는데 짧은 영광만을 맛본채 초라하게 마운드를 내려오는 모양새가 안타깝다.

지난해 10월 30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 노경은은 일찍 무너진 선발 이현호의 뒤를 이어 2회부터 올라와 5.2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승리투수 노경은은 말했다. “버티기 싸움이라고 생각했다. 누가 더 오래 가느냐, 버티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여 김태형 감독을 향해 “감독님께 감사한다. 선수의 마음을 잘 아시는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그랬던 노경은이 버티질 못했고 결과적으로 김태형 감독의 2군행지시가 빌미가 된듯해서 아이러니하다.

노경은의 은퇴선언은 자연스레 앞섰던 손민한의 경우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11월 12일 NC다이노스가 손민한의 은퇴 소식을 전했을때는 마음이 흔연했다. 1997년 프로에 데뷔한 이래 통산 388경기 1743.1이닝 123승 88패 22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던 손민한이다. 어깨 부상여파로 롯데에서 방출된후 2013년 신고선수로 NC에 입단해 부활하면서 다이노스 3년간 106경기 213.2이닝 20승 16패 10세이브를 올렸다.

지난해 9월11일 마산 넥센전에선 시즌 10승을 달성해 최고령 두자리수 승리투수(40세 8개월 9일)가 됐고 10월 21일 플레이오프 3차전 잠실 두산전서는 포스트시즌 최고령 선발출장 및 승리투수(40세 9개월 19일)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의 마운드 인생은 최선을 다한 시간들이었고 최선이 받아들여진 세월이었고 그래서 미련없는 마무리였다.

물론 인생을 단락짓는 순간이 손민한처럼 스케줄따라 차근차근 다가오는 것만은 아니다. 노경은의 경우처럼 느닷없이 닥쳐올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는 후폭풍이 만만찮다. 개인적으로 2002년 14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을 때도 그랬다. 나름 고민이 많았다. 그때 친구 하나가 말했다. “인생은 길지 않아. 시간이 해결해줄 때까지 기다리지마”. 그말 듣고 저질렀다. 한동안 가을걷이 끝난 들녘 허수아비 같다는 느낌은 갖고 살았다. 오뉴월 곁불도 쬐다 말면 서운하다고 따박따박 들어오던 월급의 부재는 예상보다도 훨씬 휑하고 스산했다. 처음 보는 이들에게 나를 설명할 명함의 부재도 아쉬웠다. 그래서 후회를 하냐고? 그건 아니다. 어쨌거나 가지 못할뻔 한 길도 가보았다. 다시 되돌아왔다손 그 길을 경험한 것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노경은은 13일 KBO에 임의탈퇴 공시 보류를 요청했고 구단측에는 임의탈퇴 철회를 요청했다. 은퇴선언만큼이나 느닷없는 의사번복이다. 노경은으로서도 인생을 단락짓는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무게를 더해 다가온 모양이다. 두산은 노경은 문제를 14일 중으로는 매듭지을 예정이다. 13일 넥센전을 앞둔 김태형 감독도 "노경은은 운동을 하는게 맞다"고 발언을 하여 그의 임의탈퇴 철회 요청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다행히 해프닝으로 끝난다면 이번 소동이 노경은의 정신적 성숙에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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