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가전 마케팅창구 'PPL'...효과는 '글쎄'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 등장한 멈스전자의 음식물처리기/사진제공=멈스전자

중소 가전업체들이 제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에 단발성으로 제품을 등장시키는 PPL(간접광고)을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고민도 커지고 있다.

지속적으로 제품을 노출시킬 수 있는 예산 편성 없이는 제대로 효과를 보기 힘들고 일회성 노출은 '복불복'에 그칠 확률이 높아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이글·리큅·경성오토비스·멈스전자 등 중소 가전업체 대부분이 최근 종영된 드라마에 PPL을 진행했거나 현재 진행하고 있다.

적외선 조리기기 제조업체인 자이글은 KBS2 주말 드라마인 '아이가 다섯'에, 블렌더 제조업체인 리큅은 MBC 아침 드라마인 '워킹 맘 육아 대디'에 PPL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주방 가전기기라는 상품 특성상 주부 시청자층이 많은 시간대의 드라마를 선택했다.

반면 자동물걸레청소기 제조업체인 경성오토비스와 음식물처리기 제조업체인 멈스전자는 화제성을 겨냥해 각각 tvN 드라마 '기억'과 '또 오해영'에 PPL을 진행했다.

PPL은 통상적으로 PPL 전문 에이전시가 드라마 제작사와 상품 노출을 원하는 기업 사이에서 세부 계약조건을 조율한다. 지속적으로 브랜드·사무실·매장 등이 노출되는 경우 PPL 비용은 적게는 5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을 호가한다. 예컨대 주인공의 직장으로 등장하는 경우다.

이외에도 주인공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는 횟수 등으로 비용을 협상하기도 한다. 단발성 노출의 경우에도 수천만원 대를 호가한다. 이 때문에 통상적으로 PPL 마케팅은 어떤 내용으로 누가 사용할지를 두고 제작진과 해당 기업이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친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인기나 시청률에 따라 광고효과가 극적으로 달라지는 등 PPL의 위험요소도 많다. 경성오토비스 관계자는 "같은 시간대 이전 작인 '응답하라 1988', '시그널' 등의 시청률이 잘 나와서 '기억' PPL을 결정했다"며 "그러나 작품성이 뛰어난 드라마라는 호평에도 불구, 시청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서 효과 면에서 실망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속적으로 집행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의 뇌리에서 금방 잊혀진다는 점도 PPL의 또 다른 위험요소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제품이 드라마에서 스쳐 지나가거나 이야기에 잘 녹아들지 않으면 소비자들도 기억을 잘하지 못한다"며 "대기업처럼 마케팅 예산이 풍족하지 않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더욱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