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재적소 용인술, 공자의 三心에서 배워라

"어진 사람은 자기가 일어서기 원하면 남을 먼저 일으켜 세우고, 스스로 성공하고자 하면 남이 먼저 성공하도록 돕는다."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은 사람을 잘 쓰는 용인술(用人術)의 핵심으로 『논어(論語)』 '옹야(雍也)편'에 나오는 이 말을 제시한다. '인자 기욕립이립인 기욕달이달인(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이라는 것처럼 내가 잘 되려면 먼저 남을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공자와 삼장법사, 카네기 등 용인술에 뛰어났던 사람들은 모두 주위 사람들을 잘되게 해줌으로써 자신보다 재능 있는 사람을 많이 모았다. 마땅한 사람을 적정한 곳에 쓴다는 적재적소(適材適所)는 수준과 인품에 따라 그것에 맞는 자리를 주는 게 핵심인 것이다.

김 소장은 HDI(인간개발연구원) 주최로 24일 노보텔강남에서 열린 인문학아카데미 조찬강연회에서 '용인술-공자에게 인재경영을 묻다'는 주제의 강연에서 공자의 용인술을 '삼심(三心)'으로 제시했다.

첫째 심(心)은 사람을 뽑을 때는 변덕스러운 기분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객관적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중심(中心)이다. 그는 "기업 인사담당자 3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채용을 후회한 신입사원이 68.5%'나 된다"며 "능력이나 태도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마련해 놓지 않으면 올바른 인재를 뽑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가 직원을 뽑을 때 관상 전문가를 대동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관상을 본다는 것은 자신의 주관적 기준 외에 전문가의 객관적 기준을 중시한 것"이라며 기준의 중심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둘째 심은 조심(操心)이다. 사이비 인재와 진짜 인재를 제대로 가릴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김 소장은 공자의 말을 빌려 "진짜 인재를 알아보려면 의필고아(意必固我)라는 사무(四毋)의 편견을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는 멋대로 해석하는 자의성, 필은 미리 정한 독단성, 고는 내가 맞다고 하는 완고성, 아는 아집을 가리킨다.

셋째 사람을 인재로 키우기 위해 필요한 관심(觀心)이다. 인재 육성에는 그 사람 됨됨이를 정확히 알기 위해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그런 뒤에 약점을 찾아 비판하기보다 장점을 살려주는 게 필요하다. 그는 "아무리 교육을 잘해도 콩을 팥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일반 콩을 슈퍼 콩으로는 만들 수 있다"며 "여린 싹을 큰 나무 시각으로만 보지 말고 가능성을 믿고 키워줄 수 있도록 따듯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이 인재경영을 말하면서 삼심(三心)을 말한 것은 '용인술의 달인'이라고 평가받는 공자마저도 사람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공자는 말을 잘 하는 재아(宰我)를 좋게 봤다가 배움에 게으름 피우는 그를 보고 심하게 나무랐고, 인상이 험악해 나쁜 첫인상을 가졌던 담대멸명은 '지름길로 다니지 않았으며 공적인 일 이외에는 윗사람 집을 찾지 않을 정도로 공정했다'며 좋게 말했다. 그만큼 사람을 제대로 파악해서 올바로 쓰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용인술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이병철 회장은 '의인물용 용인불의(疑人勿用 用人勿疑)'라는 말을 즐겨 썼다고 한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이 말은 "의심스런 사람은 쓰지 말고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는 뜻이다. 뽑을 때는 여러 가지 검증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해 쓰되, 일단 쓰기로 결정했다면 전적으로 신뢰해서 자잘한 의심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삼심(三心)과 용인물의(用人勿疑)로 적재적소 인사를 하는 용인술을 펼치는 것, 그것이 바로 인재경영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이것을 실천하려면 CEO(최고경영자)가 관심과 업무 시간의 50% 이상을 인재경영에 쓸 정도로 지속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말뿐만이 아니라 실천이 있을 때 비로소 인재경영의 빛이 발하고, 용인술은 회사경영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황금 열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