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브랜드 만든다는 자부심"…래미안 분양하는 '지휘자'

김시욱 삼성물산 분양2사무소장. /사진=김사무엘 기자

삼성물산의 아파트 '래미안'은 2000년 브랜드 출범 이후 줄곧 소비자 선도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부동산114가 조사하는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 및 선호도 조사'에서 래미안은 201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1위에 올랐고, 국가고객만족도(NCSI) 순위는 18년 연속 선두에 있다.

부동산 침체기에도 래미안이 분양한다고 하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조기 마감행진이 이어진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라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도 래미안은 지난해 7개 사업장 모두 청약 1순위에서 마감을 끝냈고 정식 계약기간에 100% 완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의 김시욱 분양2사무소 소장(49)은 래미안의 분양을 진두지휘하는 책임자다. 서울 강북지역과 경기, 기타 지방에서 진행하는 분양현장을 모두 책임진다. 1990년 삼성물산 영업직원으로 입사해 1999년 주택사업부로 옮겨온 뒤 18년째 래미안의 영업과 분양을 담당하고 있다.

래미안이 업계 1위를 지키는 동안 현장에서 뛰어온 김 소장은 브랜드 순위가 단순히 이름값으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 수주를 하려면 원가를 낮춰야 하는데 그러면 품질도 낮아지는 것이 딜레마"라며 "래미안은 수십년간의 주택사업 노하우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추면서도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으로 소비자 신뢰도를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래미안이라고 하면 무조건 분양이 잘 될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지역마다, 시기마다 분양 성적은 천차만별이다. 래미안이라고 분양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다는 의미다.


김 소장이 처음 분양소장을 맡았던 현장은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다. 3885가구 규모로 800가구 이상을 일반분양 했지만 초기 계약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등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김 소장은 당시를 "입사 후 가장 힘든 시기"라고 회상했다.

이후 다른 분양현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꾸준히 분양 업무를 맡아오면서 노하우도 생겼다. 김 소장은 성공적인 분양 비법으로 '현장성'을 강조했다. 아파트는 지역 수요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입소문을 많이 타는 만큼 현장 접촉 빈도를 높이는 것이 완판을 이뤄내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분양 시기가 대략 정해지면 분양 2달 전부터 현장을 중심으로 사전 마케팅을 벌이고 분양이 가까워지면 버스, 지하철, 플래카드 등 광고매체를 통해 홍보를 늘린다. 중요한 것은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은 건물을 임차해 홍보관을 꾸미는 일이다. 홍보관을 중심으로 고객들을 유치해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입 소문을 퍼트리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브랜드 인지도에 기대기보다 분양 현장에서 이와 같은 노력을 기울이기에 지금의 래미안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김 소장은 말했다. 공을 들인만큼 분양이 힘들다고 예상한 현장에서 완판을 기록했을 때 성취감은 남다르다고 한다.

김 소장은 "래미안은 겉으로 보이는 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세심하게 신경쓰는 것이 많다"며 "항상 최고의 브랜드를 분양한다는 자부심을 가지며 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