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금리인상=美 경제 건강' 인식 확산…박스권 탈출 관건

“투자자들이 금리가 오른다고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악재조차도 호재로 인식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음에도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한데 대한 월가의 평가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28.02포인트(1.37%) 상승한 2076.06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213.12포인트(1.22%) 오른 1만7706.05로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3월11일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나스닥종합지수는 95.27포인트(2%) 급등한 4861.0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3월1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누빈 에셋 매니지먼트의 밥 돌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세상이 끝나지 않는다는 것도 이해했다”며 “(금리 인상시)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을 찾으면서 금융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S&P500의 금융 업종 지수는 1.55% 상승했다. JP모건이 1.7% 상승한 것을 비롯해 골드만삭스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도 각각 1.38%와 2% 올랐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간 격차가 확대돼 금융회사들의 수익성이 높아진다.


기준금리 인상을 미국 경제가 건강하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블랙록 글로벌 올로케이션 펀드의 러스 쾨스터리치 대표는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양호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좋다면 IT와 금융업종이 가장 큰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IT업종 지수는 2.09% 상승했고 애플(1.52%)과 마이크로소프트(3.12%), 인텔(2.75%) 등 대형 IT주들도 다소 큰 폭으로 올랐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유럽 증시가 강세와 신규주택 판매 호조가 증시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럽 증시는 유로화가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수출주들이 일제히 상승, 2% 넘게 급등했다.

해외 리스크가 줄어든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여론 조사 결과 영국의 유로존 탈퇴를 지지하는 비율은 42%인 반면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는 비율은 55%로 나타났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이 그리스 지원방안에 대해 합의할 것이란 소식도 호재였다.

하지만 뉴욕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부크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고 매일매일 상황이 바뀌고 있다”며 “지난 2개월간 S&P500 지수는 90포인트 범위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채리티 파이낸셜의 랜스 로버츠 수석 전략분석가는 “오늘 랠리는 기술적 반등”이라며 지난 몇 달간 큰 폭으로 상승한 직후 다시 급락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